ADVERTISEMENT

STX “새로운 10년 준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7면

4일 경남 진해시 STX조선해양 마린센터에서 강덕수 STX그룹 회장(왼쪽에서 셋째)이 존 드라마니 마하마 가나 부통령(왼쪽에서 넷째)과 가나에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STX그룹 제공]

STX그룹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의 성장을 바탕으로 중동·아프리카 등 개척에 나서며 글로벌 기업으로 본격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해외 건설과 플랜트 부문을 강화한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제는 새로운 10년을 준비해야 할 때”라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플랜트·에너지·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은 STX의 대표적 해외 공략 지역이다. 사업성은 있지만 정치적으로 불안해 진출하기 어려웠던 곳이다. STX는 중동 지역의 전후 복구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올해 1월 STX중공업은 이라크 정부와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 지역에 연간 총 3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일관공정 제철단지와 500MW급 가스 복합 화력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EPC(설계·구매·시공 ) 사업을 ‘턴키(설계시공일괄)’ 방식으로 추진하게 된다. 완공 후 운영은 이라크 산업광물부 산하의 국영 철강회사가 맡는다.

지난해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신도시 자잔 지역에 건설할 2억 달러 규모 철근 생산 일관공정 플랜트를 수주했다. STX그룹 관계자는 “전후 이라크 재건 사업을 위해 플랜트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향후 이라크에서 발전·화공·정유·인프라 건설 플랜트 수주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STX는 지난해 12월 아프리카 가나 정부와 수도 아크라를 포함한 주요 10개 도시에 공동주택 20만 호와 도시기반 시설을 건설키로 합의했다. 총 사업 규모가 100억 달러(약 1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올 상반기 착공해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가나 수자원주택부가 토지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총 분양 물량의 45%를 선매입하는 조건이다. 건설한 주택은 가나의 고질적 주택난 해소를 위해 저소득층 주민과 현지 공무원에게 우선 공급한다. 주택 건설 이외에 상업시설·병원·호텔 등 사회간접시설 건설 작업도 포함됐다. 이를 위해 STX건설은 2008년 11월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강 회장이 직접 현지를 방문해 존 아타 밀스 가나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플랜트·에너지·조선·물류로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4일 경남 진해시 STX조선해양 마린센터에서 강덕수 회장과 존 드라마니 마하마 가나 부통령이 서로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MOU를 맺기도 했다. 가나 정부는 STX에 공단 부지를 제공해 각종 인허가를 쉽게 하고 조세도 감면하겠다고 약속했다. STX는 가나를 서아프리카 지역 수출 기지로 육성하겠다고 제안했다. 현지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한-가나 직업훈련센터(가칭)’를 짓고 건설·용접·기계·전기·토목 등 기술 분야에서 현지 전문인력을 키운다.

해양 플랜트 부문에도 힘을 집중해 조선·기계 부문의 역량을 강화한다. 첨단 설계·건조 노하우를 가진 STX유럽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중국·유럽 사업장에서 해양 생산설비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중국 다롄의 생산기지에서는 해저 파이프 설치 플랜트 건설을 시작했다. STX가 처음 수주한 해양 플랜트로서 세계적 엔지니어링 업체인 프랑스 테크닙사에 올해 하반기 인도할 예정이다. 이 플랜트는 고도의 설계·생산 기술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프로젝트다. STX 다롄 생산기지 관계자는 “한국·중국·유럽을 잇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해양 플랜트 사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STX는 2007년 2억 달러 규모의 해저 파이프 설치 플랜트를 수주했고, 2008년에는 8억 달러 규모의 원유 시추선(드릴십)과 부유식 원유저장설비(FSU)를 연이어 수주하는 등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에는 기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에 힘을 기울인다.

특히 중동·남미·아프리카 등 자원 부국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