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빈익빈 부익부’ 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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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펀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입소문이 난 펀드에는 돈이 더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웰스케어부팀장은 “돈이 들어오는 펀드에는 자금이 몰리고, 빠져나가는 펀드의 이탈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돈이 들어오는 펀드는 지난해 이후 성과가 좋은 펀드와 일부 인덱스 펀드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에는 올 들어 1982억원이 유입됐다. 인덱스 펀드인 교보악사운용의 ‘교보악사파워인덱스’에도 670억원의 돈이 올해 새로 들어왔다. 반면 2007년 자금이 몰렸던 펀드의 경우 주가 상승에 따라 본전 회복에 다가서며 이탈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414억원의 돈이 유출됐다. 1월 20일(2153억원)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 같은 자금 이탈은 최근 주가가 1650선까지 오르자 원금 회복에 근접한 펀드 투자자가 환매에 나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환매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운용사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 레버리지 인덱스펀드 등이 시장에 선보였다. KB자산운용은 펀드매니저가 아닌 ‘퀀트(계량) 모델’에 따라 수익을 추구하는 ‘퀀트액티브펀드’를 출시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자산운용사들이 기존 상품을 리모델링하거나 ‘개명펀드’를 통해 투자자에게 다시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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