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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속빈' 外人에 구단 '속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적응이 안된 탓인가, 아니면 함량 미달인가. 올 시즌 프로야구 8개 구단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가 팀당 3명으로 늘어났지만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선수가 적지 않아 '애물단지' 가 되고 있다.

구단들은 대략 20만달러(약 2억6천만원)의 거금을 들이고 모셔온 이들이 이른바 '먹튀' (돈만 받아내고 뛰지 못하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싹이 보이지 않으니 빨리 다른 선수로 교체해야 한다" 는 말을 듣는 선수도 있다.

롯데는 아지 칸세코(37)가 '공갈포' 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22일까지 21타수 3안타(타율 0.143)에 삼진은 무려 8개나 당했다.

메이저리그 '40홈런-40도루' 의 주인공 호세 칸세코의 형이라는 명성도, 마해영이 떠난 빈 자리와 펠릭스 호세를 붙잡지 못한 아쉬움을 메워주리라는 기대도 벌써 무너졌다. 칸세코는 시범경기 초반 4번타자에서 22일 7번타자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롯데 김명성 감독은 "좀 더 지켜보겠지만 확실히 배트 스피드가 느리다" 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엔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살로몬 토레스(29)가 눈엣가시다.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다섯경기에 등판해 4패를 기록하며 15이닝 동안 21실점(16자책점.방어율 9.60)하는 3류 피칭으로 일관하다 시범경기에서는 아예 출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기량보다 더 큰 문제는 평상시 행동. 야구장에선 치어리더나 여성 관중에게 말을 붙이느라 연습은 아예 뒷전이고 훈련 때도 코치들의 지적에 농담으로 대응하기 일쑤다. 삼성의 군기를 잡으려는 코칭스태프로서는 토레스의 돌출행동이 행여 다른 선수들을 자극하지 않나 안절부절못한다. 그러나 토레스는 "시즌이 개막되면 내 실력을 보여주겠다" 며 태평이다.

가까스로 도미니카 출신 투수 안두하 루이스(28)를 영입한 해태도 고민이다. 시범경기에서 2와3분의2이닝 동안 7실점하며 난타당했다. 스피드.제구력 등 전반적인 투구 내용이 신통치 않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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