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톨릭 순교의 역사 전통인형으로 재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신유박해 2백주년을 맞아 순교의 역사를 전통인형으로 재현한 작품들이 부활절을 맞아 절두산순교기념관에 전시된다.

모두 75가지 인형이 12개의 장면을 연출한다. 최초의 한국인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순교,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 등이 오랏줄에 묶어 끌여가는 모습, 주문모 신부가 1795년 첫 부활절 미사를 집전하는 장면, 파리 외방선교회 소속 앵베르 주교가 1837년 몰래 입국해 고해성사를 받는 모습 등등. 모두가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 의미 심장한 대목들이다.

인형은 서울 삼청동에서 '소연(素鉛)전통인형' 을 운영하고 있는 임수현(46)씨가 거의 4년간 전력을 기울인 작품들이다.

독실한 가톨릭인 임씨는 "절두산 순교기념관측의 제의를 받고 다른 모든 일을 중단하고 인형제작에 전념해왔다. 전통적인 소재를 이용해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작품을 만들려 최선을 다했다" 고 말했다.

임씨는 정확한 재현을 위해 무명.명주천을 구해 2백년전 선조들이 사용했던 천연물감으로 염색하고, 갓이나 짚신 같은 소품은 자신이 직접 관련서적을 보면서 고증해가며 만들었다.

부족한 부분은 절두산순교기념관 배갑진 신부,가톨릭대 박물관장 이기명 신부, 역사학자인 조광(고려대)교수 등의 자문을 얻었다.

임씨는 "제작기간중 끊임없이 기도해 욌다. 작품들은 성인, 순교자들의 도움으로 같이 만든 셈" 이라고 말한다. 인형은 4월 15일 김옥균 서울대교구 총대리주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특별전시회 개막미사와 함께 일반에 공개된다.

오병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