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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식탁 ④ 우울증에 좋은 음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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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영양사협회 김경주 회장은 우울증 해소 음식으로 훈제 연어 샌드위치와 강낭콩 밤 수프를 추천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라퀴진’(푸드 아카데미)에서 이곳 김정선 강사와 함께 두 가지 요리를 직접 만들어봤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훈제 연어 샌드위치  채소 많이 섞어야 효과

우울증이 있으면 대개 식욕부진이 동반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김원경 영양사는 “여러 종류의 반찬으로 차린 밥상보다 한 그릇에 고른 영양소를 담은 샌드위치·비빔밥 등 한 그릇 음식이 좋다”고 말했다.

연어 샌드위치에서 우울증 해소를 위한 식재료는 연어다. 우리 국민 중엔 맛이 익숙하지 않아 연어를 꺼리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서양에선 최고의 웰빙 생선으로 꼽힌다. 미국의 영양전문가인 스티븐 프랫 박사는 최고의 ‘수퍼푸드’로 시금치·블루베리·연어 셋을 꼽았다. 건강을 위해 연어를 주 2~4회 먹으라고 권했다. 연어에 든 우울증 해소 성분은 EPA·DHA 등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

훈제 연어 샌드위치(왼쪽), 강낭콩 밤 수프.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과 전덕인 교수는 “오메가-3 지방이 혈압·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며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우울증 치료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소개했다. 병원(정신과) 치료가 불필요한 가벼운 우울증이라면 오메가-3 지방 섭취만으로도 기대 이상으로 호전될 수 있다는 것.

연어에 든 오메가-3 지방 등 지방은 산화되기 쉽다는 것이 약점이다. 지방이 산화되면 과산화지질이라는 유해 성분이 생긴다. 이를 예방하려면 베타카로틴·비타민 C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를 함께 섭취해야 한다. 훈제 연어 샌드위치 안에 무순·크레송·로메인 등 채소를 넣는 것은 이래서다.

김정선 강사는 “가정에선 크레송·로메인 대신 상추·치커리·싹채소 등을 넣어도 괜찮다”며 “연어는 빨리 상하는 생선이므로 샌드위치를 만든 즉시 먹을 것”을 주문했다. 굳이 연어가 아니더라도 고등어·꽁치·정어리·참치 등 등푸른 생선은 우울증의 예방·치료를 돕는다. 등푸른 생선엔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다.

생선 요리를 즐기는 핀란드인의 우울증 발생률이 다른 나라의 절반 수준인 것이 이를 역학적으로 뒷받침한다. 또 같은 섬나라이지만 생선 소비가 적은 뉴질랜드엔 우울증 환자가 많고, 생선 애호가가 많은 일본엔 우울증 환자가 적다.

강낭콩 밤 수프  비타민 B6, 엽산 풍부

강낭콩 밤 수프가 우울증 해소용 음식으로 선정된 것은 밤에 든 아연, 강낭콩에 함유된 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과 비타민 B6 때문이다. 미량 영양소인 아연은 뇌의 해마와 대뇌 피질에서 항(抗) 우울 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아연의 섭취가 부족하면 우울증이 올 수 있다.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정신과 김대호 교수는 “우울증 환자의 혈중 아연 농도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낮다”며 “아연은 밤·호두 등 견과류 외에 굴·새우·게 등 어패류, 동물의 간, 쇠고기 등 육류에 풍부하다”고 조언했다.

아연은 우울증 외에 신경성 식욕부진증, 스트레스 치료에도 사용되는 등 정신건강에 이롭다.

우울증 해소 미네랄이 아연이라면 우울증 치유 비타민은 비타민 B군이다. 특히 강낭콩에 든 비타민 B6와 엽산, 닭고기 육수에 든 비타민 B12가 유익하다.

이 중 비타민 B6는 ‘행복 물질’로 통하는 세로토닌(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을 돕는다. 먹는 피임약을 복용 중이거나 폐경 등에 의해 우울감에 빠진 여성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이 비타민은 강낭콩·완두콩·바나나·양배추·감자 등에 들어 있다.

우울증 환자의 31~33%가 엽산 결핍 상태였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 우울증 환자에게선 엽산 결핍률이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엽산과 비타민 B12를 보충한 뒤 기분을 우울 모드에서 행복 모드로 전환한 사람이 적지 않다.

엽산은 강낭콩·완두콩·시금치·땅콩·브로콜리 등에, 비타민 B12는 닭고기·돼지고기·우유·계란·생선 등에 풍부하다.

왼쪽부터 훈제 연어, 강낭콩, 밤.

연잎차와 산조인차  불안·불면증에 좋아

우울감 해소용 후식으론 연잎차와 산조인차가 나왔다.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는 “연(蓮)은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연꽃의 잎을 녹차처럼 우려서 마시면 우울해진 기분을 달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울감과 불안·초조·불면이 동반되는 경우 산조인차가 유익하다. 씨앗처럼 생긴 산조인(산대추)의 열매를 보리차 끓이듯이 끓여 마시면 된다.

커피·녹차·콜라 등 카페인 음료는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우울증 환자에게 권장되지 않는다. 하루 4잔 이상의 커피, 6잔 이상의 차는 우울증을 악화시킨다. 알코올 섭취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과음하면 기분이 나빠질 수 있고, 식욕도 떨어진다.

● 훈제 연어 샌드위치

재료 호밀 빵 또는 잡곡 빵 2장, 훈제 연어 40g(3~4장), 양파 10g(양파 슬라이스 1쪽)

피클 1쪽(1/2개), 채소(무순 또는 크레송 약간, 로메인 2~3장), 토마토 슬라이스 2쪽(40g)

프레시 모차렐라 치즈 1장, 마요네즈 약간

소스 홀스 래디시 3큰술, 마요네즈 2큰술, 씨 겨자 1찻숟갈, 소금, 후추, 설탕 약간

만드는 법

1 호밀 빵은 팬에 살짝 노릇하게 굽는다

2 훈제 연어는 미리 냉동실에서 꺼내 부드럽게 해동한다

3 소스는 쓰인 분량대로 넣고 잘 섞는다

4 양파는 껍질을 벗기고 씻어 링 모양으로 얇게 썰거나 채를 썬다

5 피클은 물기를 닦아 얇게 썬다(슬라이스)

6 토마토는 0.5㎝ 두께로 얇게 썬다

7 채소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세척하고 물기를 제거한다

8 호밀 빵 양쪽에 마요네즈를 얇게 바른다

9 호밀 빵→야채→피클→토마토→훈제 연어→소스→프레시 모차렐라 치즈→호밀 빵 순으로 샌드위치를 만든다

10 완성된 샌드위치를 반으로 잘라 접시에 담는다

● 강낭콩 밤 수프

재료 강낭콩 1컵, 깐 밤 1컵, 다진 양파 1~2큰술, 버터 1~2큰술, 우유 200mL

생크림 100mL, 닭고기 육수 2~3컵(생수)

만드는 법

1 밤은 얇게 썰고 양파는 다진다

2 냄비에 버터를 넣고 녹인 뒤 양파를 볶는다

3 양파가 숨이 죽으면 강낭콩과 밤을 넣고 전분질이 나올 때까지 볶는다

(냄비에 약간 달라붙을 때까지 볶는다)

4 (3)에 닭고기 육수를 넣고 밤과 강낭콩이 푹 익을 때까지 끓인다

5 푹 익으면 믹서기에 넣고 곱게 갈아준다

6 (5)를 다시 냄비에 넣고 우유와 생크림을 넣는다

7 (6)을 가볍게 끓인 뒤 간을 해서 마무리한다 ※자료: 대한영양사협회·고려대 구로병원 영양팀·『라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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