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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받던 아파트 1~3층 천장 높이고 복층 만드니 인기 확 치솟았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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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주택업체 입장에선 이런 저층이 고민이다. 한때 아파트 앞 화단을 1층 전용 공간으로 만들기도 하고, 분양가를 깎아주곤 했지만 시원찮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고급스러움이다. 고급형으로 지은 펜트하우스(최상층 가구)가 잘 팔리자 저층을 펜트하우스처럼 짓는 것이다. 천장을 높이고 복층(2층 구조)으로 짓는다. 테라스하우스를 들이기도 한다.

지난달 현대건설이 인천시 서구 당하동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4차는 1~2층 천장 높이가 최상층 가구와 같은 2.6m다. 우미건설이 지난해 말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내놓은 단지도 저층 천장 높이가 다른 층보다 0.2m 높아 2.5m다. 권오진 분양소장은 “저층이라 펜트하우스 같은 조망은 없지만 층고를 높여 탁 트인 느낌을 주고 채광·통풍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복층으로 짓기도 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광교래미안 단지의 1층 일부 가구를 복층으로 꾸몄다. 김상국 분양소장은 “복층으로 지으면 건축비가 많이 들지만 활용성이 뛰어나고 개방감이 좋다”고 말했다. 덕분에 당첨자 상대의 정식 계약기간에 모두 계약됐다.

1~3층을 테라스하우스로 특화해 저층 판촉에 성공한 서울 은평뉴타운 단지 조감도.

아랫집 지붕을 마당처럼 쓸 수 있게끔 저층 가구를 테라스하우스로 만든 단지도 등장했다. SH공사는 지난해 분양한 서울 은평뉴타운 2지구 C공구 6~8단지 저층을 이렇게 만든다(조감도). 4층부터는 일반 아파트를 들였다. 그러자 저층인데도 사람이 몰렸다. 청약 경쟁이 같은 동의 일반 아파트보다 두 배 이상 치열했다. SH공사 측은 “저층은 불편하기만 하다는 인식을 바꾸고 다양한 형태의 주택을 공급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분양대행사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저층이 골칫거리였지만 발상의 전환과 아파트 설계 기술의 발전으로 중간층 못지않은 인기를 끄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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