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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통신] 일산은 스케이트보드족의 천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 7일 오후 4시 일산신도시 마두역 광장.

봄기운이 묻어나는 탁 트인 광장에서 수십명의 청년들이 작은 스케이트보드에 몸을 싣고 이리저리 달리고 있다. 힙합바지에 레게 머리를 한 20대 젊은이가 광장을 가로지르며 시원한 묘기를 뽐내자 여기저기에서 함성과 박수가 울려퍼졌다.

날씨는 다소 쌀쌀하지만 젊은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젊음을 발산하는 10, 20대 청년들 사이로 헬멧과 무릎.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한 어린이들이 병아리마냥 귀엽게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논다.

이곳은 동호인들에게 스케이트보드의 메카로 불린다. 이밖에 드넓은 호수공원도 이들의 집합소다. 일산이 스케이트 보드의 천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 최적의 여건〓일산신도시는 젊은층이 많고 질주할 수 있는 공간도 많다.

지하철역과 곧바로 연결된 마두역 광장에는 4백여평의 널찍한 공간이 조성돼 있다. 홈이 별로 없고 매끄러운 보도블록이 깔려 있어 스케이트 보드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31만3천평(호수 면적 9만평)의 광활한 호수공원 내의 광장들은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으로 돼 있다. 이러한 이점을 활용해 한울광장에는 점프대.하이파이프.피라미드 등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주말이면 동호인들이 구름처럼 모여들며 일부는 고난도 기술을 보여준다.

◇ 쉽게 배우는 법〓마두역 광장에선 매일 오후 4~5시 '토마토 스케이트보딩 학교(http://www.tomatoskateboard.co.kr)' 에서 무료 강습을 한다. 초보자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점프대.경사로 등 구조물을 응용해 가르친다.

주말엔 한울광장에서 열리는 스케이트보드 축제에 가보는 방법도 있다. 무료 강습과 시범 등을 한다.

이곳에선 21년 경력의 조성삼(趙成三.41)씨가 나와 동호인들을 지도한다. 1997년부터 이 곳을 통해 1천5백여명의 동호인이 배출됐다. 지난해 4월부터는 체계적인 이론과 고급 기술을 가르치는 유료 스케이트보드 전문스쿨이 운영되고 있다. 월 강습료는 10만원선.

◇ 스케이트보드 예찬〓3년째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차덕호(車德浩.25.애니메이션 학원생)씨는 "보드에 두 발을 붙여 뛰어 오르는 '알리' 라는 기술을 구사할 때의 스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며 "스케이트보드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성취감을 맛본다" 고 자랑했다.

주부 양승희(梁承姬.44.일산신도시 강선마을)씨는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가 보드를 타기 시작한 뒤 모험심은 물론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자립심이 강해진 데다 몸까지 튼튼해졌다" 고 흐뭇해 했다.

동호인들은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는 장소가 더 늘어나고 지역 주민들과 행정당국에서도 관심을 보여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이들은 "마두역 광장의 경우만 해도 시끄럽다고 쫓겨나기도 하며 구조물들이 여러차례 부서지기도 했다" 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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