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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학원 극성판촉 '공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새학기를 앞두고 학부모들이 학원.학습지 회사들의 극성스런 판촉활동에 몸살을 앓고 있다.

무차별 전화공세와 함께 줄을 잇는 영업사원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학원까지 오가는 차량을 대여하는 렌터카 업체 직원들까지 이들의 판촉에 가세해 주택가에 새로운 공해요인이 됐다.

전북 전주시의 주부 金모(41.완산구 효자동)씨는 "일요일인 지난 25일 판촉요원의 전화나 방문이 12건이었다" 고 말했다.

전주시의 경우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돼 있는 완산구 서신.효자동과 덕진구 우아.인후동 일대에는 판촉요원의 전화 및 방문 횟수가 하루평균 6~7회는 될 것이라는 게 이 지역 주부들의 주장이다.

사정은 부산도 비슷하다. 동래구 사직동 삼정그린코아 아파트에 사는 朴모(42.회사원)씨는 "토.일요일도 가리지 않고 입시학원.컴퓨터학원 등 각종 학원에서 전화가 걸려와 휴일에 쉴 수가 없을 정도" 라고 말했다.

특히 학습지 회사들이 가정주부를 대거 학생 지도 전담 요원으로 고용하면서 이웃간 반목의 요인도 됐다.

부산진구 연지동 한신아파트에 사는 주부 金모(39)씨는 초등학교 2학년인 딸 아이의 학습지 문제로 이웃과 사이가 나빠졌다.

金씨는 최근 같은 아파트에 사는 모 학습지 지도교사로부터 "딸에게 학습지를 좀 보게 해라" 는 부탁을 받았으나 거절했다가 사이가 서먹서먹해졌고 전화연락도 끊어지게 됐다.

대전에서는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에 학원과 학습지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판촉활동을 벌이면서 주민과 학원 간에 마찰이 일기도 했다.

서구 탄방동에 사는 강모(42)씨는 "판촉요원들이 자녀의 성적 등을 어떻게 알아 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 감시를 받고 있는 것 같다" 며 "교육청이 단속을 해야 한다" 고 말했다. 대전시학원연합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학원 영업이 힘들어지면서 고객유치 활동이 더 치열해졌다" 고 말했다.

전주〓서형식, 부산〓정용백,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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