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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탑골공원등 '역사현장' 성역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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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3.1절을 앞두고 서울 탑골공원과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칠곡리 만세고개, 화성군 향남면 제암리 등을 성역화하는 사업이 새롭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 탑골공원과 칠곡리 만세고개는 3.1운동 당시 수도권의 대표적 항일 시위현장이었고 제암리는 일제가 주민들을 집단학살했던 제암리교회가 있는 곳이다.

◇ 탑골공원〓서울시는 28일 탑골공원 성역화 기공식을 시작으로 8월 15일까지 공원을 전면 개보수한다.

시는 탑골공원이 옛 원각사 터인 점을 감안, 4월까지 문화재 조사를 마친 뒤 공사에 들어갈 계획. 국보 제2호인 원각사지 10층석탑과 보물 제3호인 원각사비, 서울시 유형문화재 73호인 팔각정은 그대로 보존하되 공원 전체 모습을 크게 바꾼다.

입구에는 3.1독립기념비, 손병희 동상, 만해 한용운 기념비를 배치해 제례.참배 등 기념광장으로 활용한다. 공원 곳곳에는 소나무.백철쭉 등 1천주의 나무를 새로 심는다. 시 관계자는 "3.1정신을 되살리는 경건한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공원 유료화도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칠곡리 만세고개〓안성시는 오는 5월까지 43억원을 들여 이곳을 호국성지로 단장한다. 1만여평에 기념관(2백80평)과 사당(25평).기념탑.교육관.전시실 등을 마련한다.

기념관에는 '만세고개 3.1운동' '고난극복 및 교훈' 등을 주제로 한 생생한 사진을 전시하며, 교육관에서는 이와 관련된 15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또 기념관 안 전시실에는 일본군이 독립투사들을 투옥했던 서대문형무소 모형을 원형과 가깝게 만들어 전시한다.

경기도는 이곳과 인근 양성면.원곡면의 항일 유적지 등을 연결하는 역사 탐방코스를 개발 중이다.

◇ 제암리〓화성군은 제암리 유적지 1만7천여㎡에 대한 성역화 사업을 마무리, 이번 3.1절 행사를 이곳에서 갖는다.

군은 36억원을 들여 전시실.시청각실 등을 갖춘 기념관(4백30평)을 건립하고 내부공사 중이다.

기념관에는 '만행의 진상과 흔적' 등 13가지 주제의 사진기록과 상징조형물을 전시한다. 전시물 가운데는 캐나다 선교사 스코필드(1889~1970)박사가 찍은 생생한 학살현장 사진이 포함돼 있다.

또 희생자 합동 묘역과 기념조형물을 정비하고, 제암리교회를 종교단체의 추도행사나 학술발표회장 등으로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905년 8월 건립된 제암리교회는 1919년 4월 15일 일본군이 3.1운동에 대한 분풀이로 교회안에 마을 청.장년 23명을 모아 학살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불을 지른 곳이다.

정찬민.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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