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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연아 스타일 … 그녀의 일곱 가지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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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누구나 주목한다. 여왕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가 동감한다. 김연아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이제 ‘미의 기준’이 됐다. 김연아의 스타일을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해봤다.

글=이도은·이진주 기자 사진=LG생활건강

인상
탄탄한 입꼬리가 만들어낸 카리스마

김연아의 입꼬리엔 긴장감이 있다. 어금니를 다물기만 해도 바깥으로 당겨지면서 특유의 야무진 표정이 나온다. 얼굴 근육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18개의 입 주변 근육은 미동에도 빨리, 분명하게 살아난다. 눈썹·광대도 마찬가지다. 기쁠 땐 더 활짝 웃고, 떨릴 땐 더 당당하게 보이려 했던 세월의 흔적이 나타난다. 카리스마도 노력에서 나온 셈이다.

양쪽으로 찢어진 눈은 인상학적으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 강한 타입이다. 차분하고 내성적이다. 눈앞의 일보다 멀리 보고 계획을 세우는 데 능하다. 어지간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 성격이다. 여기에 스모키 화장은 최상의 조합이다. 이런 눈은 일본 선수 아사다 마오와 대비된다. 동그란 눈의 마오는 보기엔 화려하고 예쁘지만 예민하고 여린 마음이 모두 드러난다. 두 선수의 카리스마 차이가 여기서 나온다.

주선희 인상학 박사

갈라쇼에선 잔잔한 ‘타이스의 명상곡’에 맞춰 경기 때와 다른 의상을 선보였다. 길이는 무릎 위까지 내려오고 색깔도 연한 물빛을 골라 강렬함 대신 우아함을 택했다. [밴쿠버=연합뉴스]

얼굴
달걀형 얼굴 둥근 이마, 전형적 동양 미인

달걀형 얼굴과 둥글고 높은 이마, 가로로 긴 눈매는 전형적인 동양 미인의 얼굴 구조다. 김연아는 오랫동안 서구형 얼굴을 지향하던 성형수술의 관행마저 바꿔놓을 기세다. ‘김연아의 눈’ ‘김연아의 이마’ ‘김연아의 코’ 등, 요즘 성형업계에도 김연아의 얼굴이 키워드일 정도다.

김연아의 얼굴에서 최고의 매력 포인트는 성형수술을 하지 않은 홑꺼풀 눈. 가로로 길며 눈꼬리가 다소 올라간 ‘봉안(鳳眼)’이라 시원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또 광대뼈가 발달했으면서도 전체적으로 달걀형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마와 머리의 경계선이 단정하고 턱이 갸름하기 때문이다. 또 뾰족하지 않고 적당히 두둑하면서 높은 코와 통통한 볼은 귀티를 풍긴다.

민경원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몸매
하체 긴 서구적 8등신 몸에 체지방률 10%

1m64㎝ 키에 체중 47㎏. 생각보다 크진 않지만 유난히 늘씬해 보이는 이유는 상체와 하체의 비율 때문이다. 김연아의 다리 길이(골반뼈부터 복사뼈까지)는 96㎝로 상체 길이(목 아래에서 허리까지) 50㎝의 두 배에 가까웠다. 20㎝남짓의 얼굴 길이를 감안하면 동양인에게서는 극히 드문 8(8.2)등신이다. 학처럼 우아한 표현력의 비밀은 남다른 팔 길이 덕분이다. 보통 사람들의 양팔과 어깨를 합친 길이가 키와 비슷한 데 비해 김연아는 180㎝에 가깝다. 체지방률은 10%(정상체중 여성 체지방률 18~28%)에 불과하다. 군더더기 없이 다져진 몸매다.

미인대회에서 주로 따지는 가슴·허리·히프 사이즈는 84㎝(33.1인치)-64㎝(25.2인치)-94㎝(37인치)로 ‘미스코리아 사이즈’에 가깝다. 굳이 비교하자면 전형적인 미인들보다 가슴 둘레는 다소 작고 허리 둘레는 조금 더 나온다. 그러나 김연아의 몸은 피겨의 섬세한 동작과 힘있는 점프를 위해 최적화돼 있다. 비욘세 못지않은 허벅지에 동그랗고 탄탄한 엉덩이는 제니퍼 로페즈를 능가하는 명품 히프로 손꼽힌다. 김연아의 신체적 비밀을 하나 귀띔하자면 왼쪽 발목 둘레 길이는 16.5㎝로 오른쪽 발목보다 1㎝ 정도 가늘다. 점프 훈련 덕분에 오른쪽 발목이 강화된 듯하다.

전동철 INS102 이사: 훈련용 고탄력 유니폼 제작 시 사이즈 측정

피부
매끄러운 ‘은반 피부’에 원 포인트 메이크업

김연아는 눈매 하나만 강조하는 원 포인트 메이크업을 한다. 관중의 시선을 눈에 집중시키기 위해 다른 요소를 최대한 절제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해외 동포 여성들이 동양적인 눈매만 강조하는 메이크업 방법, 이른바 ‘동포 화장’과 비슷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건 피부 톤이다. 동포 여성들의 화장법이 특유의 구릿빛 태닝 피부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 김연아는 색조를 자제한 깨끗한 피부와 어두운 눈매의 극단적인 대조를 보인다.

김연아 스타일 메이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얼음처럼 매끄러운 피부 표현이다. 김연아는 워낙 피부가 하얗고 깨끗한 편이다. 그러나 성장기라 이마와 코까지 이어지는 T존 부위에 좁쌀 같은 트러블이 나 있다. 기초화장 단계에서 프라이머와 메이크업 베이스를 활용해 트러블을 가리고 피부를 밝히는 데 집중한다. 피부만 잡아주면 김연아는 ‘자체 발광’한다. 입술은 워낙 혈색이 좋다. 핑크 톤의 립스틱으로 베이스를 깔고, 자연스러운 립글로스를 발라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한다.

김정현 김청경퍼포머 대표

헤어스타일
얼굴 더 갸름해 보이는 사과머리

절제미는 헤어스타일에도 반영된다. 경기 중 김연아는 어깨선까지 오는 검은 머리를 높게 틀어 올려 가늘고 긴 목과 반듯한 어깨 라인을 강조한다. 사과처럼 동그랗게 머리를 말아 올리면 얼굴의 세로 길이가 길어져 더 갸름해 보이는 착시 효과를 낼 수 있다.

연예인들이 사과머리를 할 때 백콤(머릿결의 반대로 빗질해 볼륨을 살리는 것)을 많이 넣어 부풀리고 잔머리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연출하는 것과 달리, 김연아는 앞머리도 발레리나처럼 깔끔하게 빗어 넘겨 한 올 흐트러짐이 없도록 한다. 회전과 점프가 많은 동작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효율적이다. 이렇게 얼굴 전체를 드러내는 스타일은 얼굴형이 반듯하고 이마가 단정한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 평소에는 파마기가 거의 없는 자연스러운 웨이브 헤어로 여성스럽고 청초한 분위기를 낸다.

쏘냐 은하미용실 아티스트

화법
겸손하고 솔직한 ‘공인 화법’의 정석

김연아는 인터뷰도 프로다. 과거와 미래에 대한 구분이 확실하다. “올림픽에 너무 오고 싶었다” “열심히 연습했다”처럼 과거의 팩트에 대해선 정확하게 말하지만 자신 있느냐는 질문엔 늘 “경기를 잘했으면 좋겠어요”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식으로 희망을 피력한다. 겸손함의 세련된 표현이다. 최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날(올림픽)의 승자가 아닐지라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답을 했다. 겸손하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는 공인의 위치를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솔직하다. 금메달을 딴 직후 인터뷰에서 "부담감을 내려놓는게 가장 큰 일이었다”며 "챔피언이 된 것이 기쁘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게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시험을 끝낸 수험생의 기분을 그대로 드러낸다. 공인은 솔직하게 말해야 듣는 이가 감동한다는 점에서 ‘정석’을 따르는 셈이다.

맡투도 어른스럽다. 20대가 할 법한 자기 위주의 스피치가 아니다. 어릴 적부터 공인으로 살아온 훈련 덕이다. 상대가 알아듣기 편하게 한 말을 다시 한번 정리할 줄 알고 어려운 표현을 안 쓴다. 과장된 표현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김미경 아트스피치연구원장

패션
꾸미지 않은 것처럼 자연스러운 ‘에코룩’

지난해 고려대 방문 때는 재킷·면티셔츠·청바지를 입어 자연스러운 멋을 냈다.

김연아는 꾸미지 않아도 예쁜 20대다. 그래서 지난해 고려대 방문 때 기본 검정 재킷과 면티셔츠, 청바지만 입었는데도 금세 ‘김연아 룩’으로 불리며 비슷한 스타일이 불티나게 팔렸다. ‘자연스러움’은 김연아의 특기다. 그래서 CF조차 화장기 없는 얼굴에 일상복으로 등장한다. 면 소재의 티셔츠, 헐렁한 스커트 같은 ‘에코 룩’이 가장 매력적이다.

트레이닝복도 그가 입으면 멋져 보인다. 단지 헐렁한 바지 대신 꼭 붙는 타이즈를 신는다. 상하의 대조로 긴 다리가 더 길어 보인다. 아무 무늬 없는 검은색 옷에 올려 묶은 머리는 트레이닝복답지 않은 단정한 느낌을 준다. 운동화 대신 하이힐을 신어도 어색하지 않을 차림새다.

하지만 일상복을 입는다면 스타일링에 신경 쓸 부분이 있다. 스케이트를 타다 보니 허벅지가 살짝 두꺼운 편. 이런 단점을 가리기 위해 스키니진을 즐겨 입는다. 경기복 드레스도 체형을 보완하는 스타일로 고른다. 목·가슴에 보석 장식을 많이 해 시선을 위로 모으고, 과감한 커팅으로 스커트 옆에 절개를 두는 식이다. 이러면 다리가 길어 보이면서도 가늘게 보인다. 대신 상의는 홀터넥 스타일이 자주 등장한다. 지난해 아이스 올스타쇼에서도 반짝이는 비즈를 단 홀터넥 베스트를 입었다. 아름다운 쇄골과 어깨선을 강조하기에 좋은 아이템이다.

한혜연 스타일리스트
김은정 ‘쿠아’ 디자인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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