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모차르트 숨쉬는 선율의 도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잘츠부르크로 가는 길은 멀다. 파리를 거쳐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까지 비행기를 이용한 뒤 기차로 갈아타고 한참을 가야한다. 18시간의 여독은 그림 엽서와 같은 잘츠부르크 시내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스르르 녹아 내린다. '음악의 신동'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태어난 도시.

고풍스런 건물 사이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실내악을 듣노라면 금세라도 모차르트의 모습이 나타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한때 모든 시민은 음악을 배워야만 한다는 법까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음악의 신동' 이 나오지 않았을까 한다는 생각도 든다. 모차르트가 17세까지 살았다는 생가는 박물관으로 보존돼 있다. 매년 1월말이면 모차르트 페스티벌' 이 열려 모차르트를 아끼는 전세계의 많은 팬들로 북적거린다.

서기 696년 대주교 소유의 도시로 세워진 잘츠부르크는 옛부터 암염(岩鹽)이 많이 생산돼 도시이름도 'Salz(소금)' +Burg(성)로 불린다.

구시가지 알트슈타트에서 잘츠부르크의 오랜 전통을 쉽게 옅볼 수 있다. 거리의 건물마다 큼직한 숫자가 맨 위에 쓰여 있다. 바로 건물이 세워진 연도다. '14XX' 란 숫자는 흔했고 간혹 '13XX' 란 숫자도 보인다.

알트슈타트에서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게트라이데 거리는 화려한 간판으로 유명하다. 문맹이 많았던 중세때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 알려주기 위해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하나하나가 독특하고 개성있는 수공예품이다.

레지덴츠 광장을 중심으로 프란체스코 대성당, 베드로 사원이 둘러서 있다. 6천개의 파이프가 엮어내는 오르간 소리로 신에 대한 경외감이 절로 생긴다. 근처 거리에는 평일 장이 선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미라벨 정원을 지나 빙클러 요새 언덕으로 오른다. 날이 좋으면 독일과 체코가 한눈에 내려다 보일 만큼 전망이 뛰어나다.

건너편 호엔잘츠부르크성은 중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성이다. 튼튼하게 지어진 성(城) 때문에 잘츠부르크는 외적의 침입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 한다. 요새의 대포는 치워졌고 매일 밤 콘서트가 열린다.

잘츠부르크의 또다른 자랑거리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의 촬영지라는 것이다. 영화의 무대였던 잘츠카머쿠트 마을, 레오폴드스코론 성, 몬제 성당 등을 따라가면 '도레미송' 과 함께 7남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볼거리 못지 않게 먹을 거리는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아펠 슈트루델(사과파이)은 칼로리 폭탄이라고도 불린다. 바닐라 크림을 듬뿍 얹은 아펠 슈트루델의 유혹 앞에선 다이어트 결심도 무너지기 십상이다. 정통 비엔나 커피(아인 슈페너)를 곁들이면 그만이다. 모차르트 쿠겔 초콜릿은 최고의 선물감이다.

시내에서 '잘츠부르크 카드' 를 구입하면 정해진 기간(24~72시간)동안 관광지에 입장할 수 있고 대중교통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24시간 패스가 1백80실링(약 1만6천원). 산바람이 꽤 매서우므로 두툼한 옷을 꼭 준비해야 한다. 문의〓오스트리아 관광청 서울 사무소(02-773-6422)

잘츠부르크〓이철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