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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 유치 곰곰이 득실 따질 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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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해 득실을 곰곰이 따져가며 외자유치에 나설 때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1일 '외자(外資)경영의 빛과 그늘' 이란 보고서를 통해 "외국자본의 금융.실물지배 심화에 따른 부작용을 감안해 외자유치 일변도의 구조조정 정책기조를 재검토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기업 주식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30.1%로 처음 30%를 넘어섰다.

외환선물환 거래비중도 지난해 3분기에 66.9%에 달했다. 삼성전자.포항제철.SK텔레콤.현대자동차 등 한국 대표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율은 절반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외국계의 금융.제조업 지배력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제일.한미 등 5개 시중은행의 최대주주가 외국인으로 바뀌었고, 이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41.7%(1999년 말 현재)에 달했다.

전자.정보통신.자동차.중공업.석유화학.제지 등 기간산업의 외국계 바람도 거세다. 4대 정유회사 가운데 3개가 외자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외국계 기업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보면 카85%, 초산 84%, 알루미늄 60%, 종묘(種苗)60%, 일회용 건전지 98%, 신문용지 63% 등이다.

박상일 수석연구원은 "외자유치가 구조조정 촉진, 경영투명성 제고, 재무구조 개선, 선진기술.노하우 습득 등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 이라고 전제, "그러나 국내 성장기반 잠식, 단기적 자금운용, 선진기업 세계전략 종속 등 역기능도 만만찮다" 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외자유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때" 라면서 "공기업 민영화, 금융기관 매각, 기업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 과정에 국내 기업의 참여 기회를 넓혀 역차별 소지를 없애야 한다" 고 주장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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