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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지휘봉 잡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김인호(金仁浩.60)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KBS교향악단의 객원 지휘자로 나선다.

그는 2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 신년 특별음악회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슬라브행진곡을 지휘할 예정이다.

아마추어가 KBS교향악단의 지휘를 맡은 것이나 그가 지휘하는 곡을 음악회의 정식 프로그램으로 채택한 것 모두 사상 처음이다.

그는 우연히 지휘자로 무대에 오르게 됐다.

KBS교향악단 정기회원인 그가 지난해 10월 교향악단에서 발행하는 회원지와의 인터뷰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보는 것이 꿈" 이라고 밝히자 마침 아마추어 지휘자를 무대에 세우고 싶어했던 교향악단측에서 지난달 18일 그에게 지휘를 요청했던 것.

31일 처음으로 악단과 손발을 맞춘 그는 "처음에는 무척 떨렸지만 그래도 해볼 만 하다" 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의 음악 사랑은 남다르다. 외한위기 이후인 98년 5~9월 넉달 동안 구치소에 있을 때도 베르디의 레퀴엠을 비롯한 악보를 매일 읽으며 혼자 지휘를 하곤 했다고 한다. 소장한 LP음반만 7백여장에 이른다.

金씨는 "좋은 음악은 사람의 감정을 부드럽게 하고 건전한 판단력을 가질 수 있게 한다" 며 "이번 일이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고 밝혔다.

그는 66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 차관보.공정거래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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