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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찾듯 보건소에 가보세요

중앙일보

입력


“보건소 다니는 사람은 따로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젠 동네 병원 드나들 듯 보건소가 가깝게 느껴져요.” 서초구 보건소에서 건강검진을 마친 김성녀(43)씨의 말이다.‘여성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초구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여성 이용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유방암 제로 프로젝트로 가슴 건강 안심

회사원 이영은(32·가명)씨는 재작년 가을, 서초구 보건소에서 지원하는 유방 초음파 검사를 받고 크게 놀랐다. 우측 유방에 이상 징후가 발견돼 조직검사를 한 결과 유방암 ‘0기’진단을 받은 것. 다행히 초기여서 절제 없이 수술할 수 있었다. 이씨는 “조기 발견 덕분에 간단하게 완치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초구가 2005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유방암 제로 프로젝트’가 여성 주민들의 건강 관리를 돕고 있다. 여성암 중 사망률 1위인 유방암을 퇴치하기 위해 ▶8개 전문의료 기관과 연계한 조기검진 및 추후관리 ▶유방암 조기발견을 위한 자가검진 교육 ▶환자 자조모임 및 유방보형물 제공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 2008년부터는 40세 이상으로 되어있던 유방암 검진대상을 30세 이상으로 낮추었다. 또 유방을 단순 촬영하는 방사선 검사(1차 검사)외에 유소견자를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2차검사)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방사선 검사비용 전액(3만원 상당)과 초음파 검사비용의 47% 가량인 4만원을 서초구보건소가 지원한다.

서초구 보건소 건강관리과 정길주 씨는 “지난해 총 1000명의 30세 이상 여성이 유방암 조기검진에 참여한 결과, 7명의 유방암 유소견자를 발견해 적기에 치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엔 유방암 초음파 검진중에 갑상선 초음파 검진까지 실시해 3명의 갑상선암 환자를 발견하기도 했다.

특화된 여성 건강 검진과 혼인전 건강검진

“보건소 건강 검진이라고 해서 별로 기대를 안했는데 꼭 필요한 기본 검사를 첨단 시설로 할 수 있어 좋네요.” 이달 초 서초구 보건소에서 핑크 여성건강검진을 받은 주부 박윤경(35)씨의 얘기다. 박씨는 “기본 검사만 있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검진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건강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이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초구는 여성을 위한 ‘행복서초 여성건강검진’을 특화해 운영하고 있다. 20~30대 여성은 ‘그린 검진’으로 기본 검진 항목에 B형 간염과 풍진 검사가 함께 실시된다. 30~40대 여성을 위한 ‘핑크 검진’에는 각종 암 검사가, 50세 이상을 위한 ‘블루 검진’에는 골밀도 검사가 포함돼 있다. 비용은 2만5000원~4만원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마련된 ‘혼인전 건강검진’은 보다 많은 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평일은 물론 매월 24주 토요일에도 예약이 가능하다.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 예비 부부들에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다른 구에는 수수료가 있지만 서초구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운영한다. 이달 초 혼인전 검사를 받은 예비 신부 박주미(29)씨는 “인터넷 결혼 준비 카페에서 혼인전 검사에 대한 내용을 알게 됐다”며 “결혼을 앞둔 이들에게 꼭 필요한 검진 프로그램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풍진 항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와 보건소에서 무료로 항체 주사를 맞았다”며 “덕분에 결혼 후 안심하고 임신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사진설명]1·3. 지난 15일 서초구보건소에서 주부 김성녀(43)씨가 골밀도 검사를 비롯, 건강검진에 필요한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있다. 2. 서초구보건소의 혈액분석 시스템.

<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

< 사진=김진원 기자 jwbest7@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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