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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민사당 원내의장 "북한은 정말 독특한 국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북한은 내 평생 겪어보지 못한 독특한 사회였습니다."

지난 9일부터 4박5일간 평양을 처음으로 방문하고 돌아온 그레고르 기지(53)독일 민사당(PDS)원내의장의 소감이다. 민사당은 옛 동독 공산당(SED)을 계승한 정당이다.

기지 의장은 "나 자신도 사회주의자의 길을 걸어왔지만 북한 체제는 세계 어느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박경선 노동당 중앙위 국제부 부부장 등 고위인사를 만나 독일 통일에 대한 경험과 남북한 연방제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그는 "김영남 위원장 등 북한 지도층은 사회주의 모델이 유럽에서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며 "현재 상황은 어렵지만 북한이 빠른 시일내에 무너질 것 같지는 않다" 고 덧붙였다.

그는 방북 기간에 평양 고려호텔과 북한 외무부청사의 난방이 제대로 안되는 것을 보고 이번 겨울 북한의 에너지 사정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고 말했다.

또 방한 중 한나라당에서 "독일의 보수정당들이 동독에 대한 브란트 총리의 접근 정책에 어떤 태도를 취했느냐" 고 물어와 "당시 야당인 기민당(CDU)과 기사당(CSU)연합이 처음엔 거세게 반대했지만 결국 나중엔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 밝혔다.

기지 의장은 이어 "동서독 통일 경험에 비춰볼 때 한국이 진정한 통일을 원한다면 강자의 겸손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통일이 되더라도 북한의 제도와 사람을 배제하지 말고 적극 포용해야만 사회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일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것" 이라고 충고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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