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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야당당료 체포…6시간 대치·몸싸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한나라당 대변인실 안상정 자료분석부장(전 신한국당 정책위원회 간사)에 대한 검찰의 체포영장 집행은 경찰관과 119구조대까지 동원되는 등 여섯 시간 가까운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대검 중수부 수사관 다섯 명이 安씨 자택인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현대아파트에 도착한 것은 13일 오전 5시50분쯤.

수사관들은 경비실에서 인터폰을 통해 安씨에게 체포영장 집행 사실을 알리고 아파트 13층으로 올라갔다. 安씨는 그러나 문을 열어주지 않고 한나라당에 상황을 보고했다.

오전 6시40분쯤 한나라당 사무처 직원 두 명이 도착해 安씨 집으로 들어갔다. 동시에 취재기자들도 安씨 집 앞에 도착했다.

수사관들은 "체포영장에 따른 합법적 법집행이니 따르라" 고 요구했으나, 安씨 등은 "현행범도 아닌 야당 사무처 간부를 당에 통보도 하지 않은 채 새벽에 몰래 연행하려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며 완강히 버텼다.

오전 9시쯤 수사관들의 연락을 받은 119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구조대는 "우리는 이런 일을 할 수 없다" 며 철수해 버렸다.

그후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늘어나고 9시40분쯤 검찰의 지원요청을 받은 경찰관들이 출동하면서 대치상황은 더 격해졌다.

오전 10시10분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의원 등 의원 3명도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다 의경 2개 중대가 현관 앞의 의원들과 사무처 요원.기자들을 한명씩 아래층으로 끌어냈다.

이어 오전 11시5분쯤 경찰이 열쇠수리공을 동원해 安씨집 문을 열자 수사관들이 安씨를 연행했다.

그러나 安씨를 태운 검찰 차량이 아파트 입구를 나설 무렵,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하순봉(河舜鳳)부총재와 정창화(鄭昌和)원내총무 등 한나라당 의원 여섯 명과 당원 40여명이 차량을 막으면서 약 5분 동안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검찰 차량을 가로막고 있는 의원들의 승용차 3대를 들어올려 옆으로 옮기면서 사무처 요원 등을 해산시킨 뒤 검찰 차량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일부 주민은 "잠도 못자게 왜 이렇게 시끄럽게 하느냐" 고 항의하기도 했다.

서승욱.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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