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애플시어터의 '유리가면'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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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극단 애플시어터의 '유리가면(에피소드1-기적의 사람)' . 가난한 소녀 오유경이 톱스타로 성장하는 만화 '유리가면' 을 읽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1980년대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유리가면' 은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와 탄탄한 구성, 비약과 생략 등 만화적 아이디어가 연극적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현재 연극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이 만화에 빠져 진로를 정한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극의 소재는 현대판 신데렐라 신드롬. 식당의 배달부 소녀가 연극계의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고통과 기쁨, 라이벌과의 경쟁을 그렸다.

가난하고 못생겼지만 천재적 연기력을 갖고 있는 오유경(신윤경)과 배경.미모.연기력을 고루 갖춘 신유미(유지연)가 연극 '홍천녀' 의 주역을 놓고 경쟁하는 과정을 연극 속의 연극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이번 공연은 1999년 '유리가면' 을 초연한 연출자 전훈씨가 새 배우들과 올린 앙코르 무대다.

그가 재직하고 있는 서울예대.동국대.청주대 출신의 제자들과 자리를 꾸몄다.

신윤경과 유지연이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무대 위에서 경쟁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특히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 극에 만화적인 느낌을 불어넣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이 당황해 땀을 흘리거나 후광이 비치는 등 만화 같은 상황표현들을 음향과 조명을 이용해 살려냈다.

초대 '난타' 와 '락햄릿' 연출가로 유명한 전훈씨는 "소재가 만화인 만큼 젊은 층이 편안히 감상할 수 있도록 쉽게 만들었다" 며 "에피소드1에 이어 2탄과 완결편까지 차례대로 무대에 올릴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은행나무 침대' 와 '쉬리' '유령' 등의 영화음악을 맡은 이동준이 작곡을 맡았다.

2월 21일까지. 대학로 열린극장.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추가. 일.공휴일 3시.6시. 월요일 쉼. 02-743-6474.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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