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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네 슈퍼마켓 다시 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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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 4일 문을 연 LG유통 초읍점(부산시 부산진구 초읍동)은 개장 첫날 1억6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장면적이 2백76평에 불과한 슈퍼마켓으로서는 기록적인 매출이다.

주택가 한복판에 있는 이 슈퍼는 식품.잡화를 주로 판다. 온갖 상품을 구비한 대형 할인점 등과 차별화한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초읍점 송국선(宋國善.34)점장은 "하루 5천만원 매출을 목표로 개장했는데 예상외로 주민들의 반응이 좋다" 고 말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되자 부산지역의 슈퍼.할인점들이 이처럼 주택가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이같은 '지역 밀착형' 점포는 보통 2백~5백평의 소형이다. 최근 몇년간 지역 대형 유통업체들이 수천평 규모의 점포를 개설한 것과는 비교되는 현상이다.

영도마트는 영도구 동삼동 아파트 단지에 4백50평 규모의 '영도마트' 를 마련, 10일 개장한다. 영도마트는 아파트 숲에 파묻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원유통의 경우는 오는 11일 연제구 연산동에 할인점 '탑마트 연산점' 을 개장한다.

영업면적은 4백50평이다. 역시 인근 주택가 상권을 겨냥한다. 이 회사는 3월께 경남 양산시에 3백평 규모의 통도사점도 열 계획이다.

세이브맥스는 지난해 말 북구 만덕동에 매장면적 5백평 규모의 만덕점을 개장했다.

만덕점은 야채.청과.정육.두부.어묵 등 식품전문 슈퍼마켓이다. 세이브맥스는 지난해 초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 다대점을 개장한 뒤 하루 평균 7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 박지만(朴志萬.31)사장은 "세이브맥스는 주민들에게 반찬거리를 제공한다는 모토로 개설한 대형 슈퍼마켓" 이라며 "기존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은 대규모 매장계획을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하고 있다.

아람마트는 당초 올해 안에 부산진구 부암동 진양화학 터에 2천여평 규모의 할인점을 개장하기로 했으나 최근 개장계획을 취소했다.

영도마트 이종석 대표는 "국내 할인점은 셔틀버스 고객이 전체 매출의 30% 안팎을 차지하는데 셔틀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타격이 크다" 며 "이제는 할인점도 소비자들이 걸어서 찾아올 수 있도록 주택가 한복판에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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