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림픽 개최 준비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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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된다는 이 말은 요즘의 베이징을 묘사하기에 딱 알맞다.

2008년 올림픽을 위해 도시 전체를 뒤집는 대공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환경 정화다. 국가환경보호총국 셰전화(解振華)국장은 "2008년이면 베이징은 파리 수준의 환경이 된다" 고 장담한다.

우선 베이징의 공기 정화를 위해서만 2008년까지 1천억위안(약 14조원)이 투자된다.

베이징 시 중심에서 10㎞ 떨어져 베이징을 싸고 도는 4차선 순환도로변에는 1백m 폭의 대규모 인공숲이 조성된다. 또 2003년까지 7백㏊ 녹지가 새로 생겨나면 베이징의 녹화율은 37%로 치솟는다.

지난해 12월 23일 베이징 네이우부(內務部)거리 골목은 기자들로 북적였다.

이날 카메라 플래시를 받은 주인공은 판바오파(樊寶發). 그는 재래식 화장실의 똥지게를 지던 인부다. 중국 언론은 이날 2천여년 전인 한(漢)대부터 내려오던 똥지게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은 내瘦沮?4백52개 화장실 중 3백5개를 1~4성으로 분류, 관리한다. 최고급인 4성 화장실은 화강암 바닥에 음악이 흐르는 등 58개 서비스 항목을 갖춰야 한다. 모두 올림픽 유치를 위한 안간힘이다.

12월 22일 베이징에서 한국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산리툰(三里屯)지역은 난데없는 무더기 세일행사가 열렸다.

주위에 대사관이 79개나 있고 다닥다닥한 상점들이 밀집해 유명한 이 지역이 올림픽 유치를 위해 철거대상이 된 것이다.

베이징시 당국은 시내 21개 구역을 거리 단장을 위해 철거키로 했다. 또 매주 화.금요일 저녁 베이징은 TV로 생중계되는 체육복권 추첨 실황에 술렁인다. 상금은 역대 최고액수인 5백만위안이다.

지난 6개월간 복권 매출은 예상 매출액 1억위안의 네배인 4억위안을 기록했다. 이 역시 중국 내에서 올림픽 붐을 일으키기 위해 치밀하게 짜여진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그런가 하면 새해 첫날부터 중국의 각 TV 방송국은 유명 영화감독 장이모(張藝謨)가 제작한 올림픽 유치 선전 프로그램 방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베이징은 지금 2008년 올림픽을 위해 모든 걸 다 내던지고 모든 걸 다 바꾸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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