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 가는 해상도로 2.3km "밀물때 운전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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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 제부도 주민 최병록(崔炳錄.41.농업.제부리 이장)씨는 제부도 관광객을 만날 때마다 "제부도 해상도로의 물흐름에 대해 방심하면 큰코 다친다" 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때론 스피커로 관광객들에게 경고방송도 한다.

서신면 송교리에서 제부도를 연결하는 해상도로(폭 5m.길이 2.3㎞)에서 졸지에 밀물을 만나 목숨을 잃는 사고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새해 1일 오후 7시쯤 이 도로에서 황남석(32.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씨와 황씨의 외할머니 최추실(90)씨 등 2명이 바닷물에 빠져 숨졌다.

황씨는 연휴를 즐기기 위해 최씨와 누나 석빈(38)씨, 어머니 최옥자(70)씨 등 가족 4명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이 도로를 통해 송교리에서 제부도로 가다 차의 시동이 꺼져 변을 당했다.

경찰조사 결과 도로 중간에서 시동이 꺼진 뒤 바닷물이 차오르기 시작하자 석빈씨와 어머니는 먼저 육지로 걸어 나와 화를 면했다.

그러나 고령인 외할머니를 부축해 나오던 황씨는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8월 여름휴가를 이용, 일가족 7명과 함께 대부도를 가다 비슷한 사고를 당할 뻔했던 유해열(柳海烈.35.회사원)씨는 "차량 10여대가 해상도로를 줄지어 달리던 중 앞차가 고장을 일으켰고 이때 밀물이 들어와 차에 싣고 있던 고무보트로 간신히 탈출했다" 고 말했다.

그는 "당시 마을 구조대와 소방대원들이 승용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고 여러 사람이 중.경상을 입었다" 며 흥분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이 도로에서 일어난 사고는 모두 4건. 이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6명, 부상자가 3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경찰은 물론이고 송교리 입구애서 한사람당 1천원씩의 통행요금을 받고 있는 화성군측도 현장에 안내요원이나 구조장비를 배치하지 않아 사정을 잘 모르는 관광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최병록 제부리 이장은 "사전에 이 도로에 대한 물때를 숙지하고 물살이 세지는 사리(음력 30.1.2.3.6.7.8.9.10일)때는 특히 조심해야 하며 음주운전은 절대금물" 이라고 강조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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