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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T 5급 수상 정다운씨·이준형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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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면

중국어를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잘할 수 있을까. 중국의 국력이 하루가 다르게 뻗어 나감에 따라 중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차이나 드림’을 펼치기 위해서다. 한국에선 그동안 중국 대학 진학을 위해 한어수평고시(HSK) 위주로 중국어 공부를 해 왔다. 그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기업 현장과 실용 언어를 보급하기 위해 비즈니스 중국어 시험(BCT:Business Chinese Test)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최근 BCT의 읽기·듣기 영역과 말하기·쓰기 영역에서 모두 최고 등급(5급)을 받은 ‘중국어 공신(工神)’ 두 명의 학습 비법을 소개한다. 정다운(26)씨와 이준형(16)군이 바로 그들이다.

-중국 체류 경험이 길던데 어렸을 때 중국어를 공부했나.

이: 전혀 못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갑작스레 중국 유학을 가기로 결정해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고맙습니다’와 ‘감사합니다’ 두 마디만 할 줄 아는 상태에서 중국 땅을 밟았다.

정: 석 달 정도 학원에서 기초를 공부하고 중국으로 갔다. 초보 수준도 못 마친 상태였다.

- 현지에선 어떻게 공부했나.

이 : 처음에는 수업 내용을 알아듣지 못해 조선족 가정교사를 두고 공부했다. 중국어 교과서를 거의 다 외웠는데 그게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중국 학생과 중국어로 경쟁하려면 외우는 것 말고 달리 방법이 없었다.

정: 중국에 도착한 첫날부터 중국 사람들을 붙잡고 씨름했다. 물건 살 때나 길을 물을 때나 한마디라도 더 듣고 말하려고 노력했다. 조금 과장한다면 24시간 내내 중국어를 공부했다. 내 말을 중국 사람들이 조금씩 알아듣는 게 너무 신기하고 행복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했다. 처음으로 공부가 재미있게 느껴졌다.

-중국 정부가 공인하는 시험 중 HSK와 BCT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받았는데.

이 : BCT를 준비하면서 비즈니스 용어를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어른이 돼 경영자가 되는 게 꿈인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앞으로도 BCT 관련 서적을 통해 계속 공부할 생각이다.

정: 두 시험을 비교하자면 BCT는 좀 더 실용적인 언어 능력을 테스트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국과 관련한 직업이나 직장에서 일하려면 BCT를 통해 현장 언어 실력을 키워 보라고 권하고 싶다. BCT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곧바로 업무에 활용 가능하다. ‘일자리’와 ‘중국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데 유익할 것 같다.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추천해 준다면.

이: 외국어 배울 때는 무식해져야 한다. 무조건 많이 쓰고 많이 외우되 요령 같은 것을 부리면 안 된다. 쉽게 배우려 하면 빼먹는 것도 많아진다.

정: 중국어를 좋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 때문에 중국어가 필요하더라도 스스로 중국어에 흥미를 갖는 게 중요하다. 영화를 보든 친구를 사귀든 …. 그러다 보면 실력이 붙는다. 필요한 것만 공부하려는 사람은 중간에 지쳐 포기하기 쉽다.

-순수 국내파들에게 해 주고 싶은 충고가 있다면.

이 : 중국에서 만들어 중국어로 더빙된 한국 TV드라마 DVD가 많다. 그런 것을 통해 재미있는 드라마도 보면서 중국어도 공부하면 쉽게 중국어와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 : 시중에 나와 있는 중국어 책 가운데 좋은 책을 한 권 선정해 그것 하나만이라도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그것만 해도 간단한 대화는 할 수 있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또 하나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드라마 같은 것을 공짜로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자막까지 다 나온다. 구입할 필요도 없고 회원 가입을 안 해도 된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길은 많다.

-장래의 포부나 계획이 있다면.

이: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중국에서 호텔 경영자가 되고 싶다.

정: 한국에서 가장 중국어를 잘하는 최고의 통·번역사가 되고 싶다. 한국의 매력을 중국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글=박경덕 기자,, 사진=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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