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중앙 시조대상] 신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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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나무야, 쥐똥나무야>

- 홍성운

변두리 나무들도

저간엔 서열이 있어

쥐똥나무는 한사코 중심에 서지 못한다

낙향한 술벗 현씨처럼

오일장에나

들앉는 것

밀감꽃향 마구 토하는 섬의 오월햇살

좁쌀만한 꽃들을

좌판에 풀고 보면

쥐똥꽃

쥐똥나무꽃

아이들이 깔깔댄다

몇 년째

세금고지서를 받은 적이 없다

늦가을 끝물쯤에

동박새가 거두어 갈

쭉정이

쥐똥 열매들

노숙자의 동전 몇 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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