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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이색모임] 전주 '금요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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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매월 세째주 금요일이면 전북지역의 '돈줄' 을 쥐락펴락 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날 전주시내의 제1금융권 지점장들과 주요 관련 기관장들의 모임인 '금요회' 가 열린다.

이 모임의 전체 인원은 22명. 현재 한국은행 박종훈(朴鍾薰)지점장이 좌장격인 단장을, 마당발인 금융결제원 장두현(張斗炫)지부장이 간사를 맡고 있다.

다른 회원(괄호 안은 금융기관 이름)은 ▶최정걸(산업)▶박성근(기업)▶김영학(국민)▶김윤기(외환)▶천우정(주택)▶이문희(한빛)▶최안호(조흥)▶김선택(제일)▶안선엽(서울)▶전정렬(신한)▶전창렬(한미)▶최창영(평화)▶육환수(하나)▶박희명(신보)▶이형근(기술신보)▶손정길(감정원)▶김긴수(농협)▶양동정(수협)▶이용규(전북은)▶김승수(자산공사).

금요회는 과거 관(官)주도 경제개발 시대때 관련 기관장들이 모여 효율적인 금융정책을 협의하고 조율하던 '금융단' 모임이 1984년 발전적으로 해체되면서 생겨났다.

과거의 모임이 공식적이었던데 반해 현재의 금요회는 동업자들간의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고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을 나누는 일종의 친목모임 성격이 더 강하다.

요즘 같으면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금융권 구조조정 문제와 땅에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어떻게 높일까 하는 고민을 털어 놓고 위안을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얻기도 한다.

특히 회원들의 절반이상은 자녀들의 학교 문제때문에 가족을 서울 등에 두고 혼자 나와 있는 '시한부 홀아비' 들. 따라서 같이 만나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객지생활의 외로움과 고충, 이로인한 마음 고생 등 인생사의 애환과 속깊은 얘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금요회는 또 어느분야보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시중은행간 경쟁을 완충시키는 역할도 한다. 좁은 바닥에서 예금유치 활동을 벌이다 보면 같은 대상을 놓고 밀고 당기는 경우가 생겨 자칫 과열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뻔히 아는 처지가 돼 서로가 자제해 자율 조절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금요회가 단순한 친목모임만은 아니다. 회원들 대부분이 이 지역서 태어나 학교를 다녀 누구보다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이 끈끈해 지역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이를 위해 전주시장이나 상공회의소 관계자 등을 초청해 지역내 주요 현안과 경제상황 등을 듣기도 한다.

朴단장은 "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늘 모색하고 있다" 며 "우선 다가오는 연말에는 성금을 모아 불우이웃 돕기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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