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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무원 자리비울때 많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출근부로 출근만 체크하면 퇴근상황이 파악될까. 시간에 대한 생각이 엄격하지 않은 것같다. 우리는 1분 늦으면 1시간의 휴가를 반납한다. 휴가도 시간제다. 조기퇴근도 마찬가진데‥. "

영천시에서 3개월간 일해본 한 일본 공무원의 눈에 비친 한국 공직사회의 모습이다.

일본 아오모리(靑林)현 구로이시(黑石)시의 나루미 카츠노리(鳴海勝文.48.참사)는 30일 귀국에 앞서 제출한 소감문에 두나라 자치단체의 차이점을 솔직하게 적었다.

나루미는 A4용지 6장의 글에 "전직원이 공적 근무시간과 사적 시간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 이라며 "그런데도 누구 하나 주의.지적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영천시엔 휴대전화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공무원이 많아 보인다" 며 "우리는 근무시간중 자리를 비울 때는 상사에게 허락받아 행선지를 명확히 한다" 고 지적했다. 또 금연으로 정해 놓은 사무실에서 버젓이 흡연하는 직원들도 있더라고 덧붙였다.

식사량과 관련한 이색적인 지적도 있었다.

나루미는 "아침식사를 거르고 출근하기 때문인지 한국인의 점심 식사량이 남녀를 불문하고 매우 많고 먹는 시간도 빠르다" 며 "그 때문에 포만감을 못이겨 사무실에서 조는 경우도 때때로 보인다" 고 적었다.

그러나 나루미는 일본 공무원들이 본받을 점도 여러가지 소개했다.

구로이시시 간부들은 일반직원들보다 출근시간이 늦은데 영천시는 거꾸로 간부들이 더 일찍 나오고, 컴퓨터도 영천시 직원들이 훨씬 더 잘 다루는 것처럼 보였다는 등이다.

나루미는 석달간 영천시 문화공보담당관실을 비롯 5개 실.과와 사업소에서 근무했다.

영천시는 앞으로 전직원들에게 나루미의 소감을 회람시킨 뒤 개선점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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