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들 한국 참모습 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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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지난 11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만찬행사에서 이계호(왼쪽에서 두번째)STC 회장과 한국탐방에 참여한 주한미군 모범 장병들이 활짝 웃고 있다. 최승식 기자

지난 9일 오전 11시 용인 민속촌 공연장. "아~." 관광객과 함께 객석에 앉아 있던 주한 미군 30여명이 탄성을 질렀다. 한복 입은 소녀 두 명이 널뛰기에서 3m 가량 뛰어올라 공중에서 훌라후프를 돌리는 묘기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어 줄타기 고수가 외줄에서 떨어질 듯 말듯 춤을 췄다. 프리오로 도널드 소령은 "너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민속촌 내 한식당은 주한미군 200명으로 가득 찼다. 주메뉴는 불고기. 리베라 빈센트 하사는 "불고기와 비빔밥이 최고"라며 "한국음식이 건강에도 좋다"고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한국에 와서 처음 젓가락질을 해봤다는 스미츠 데릭 대위는 "민속촌을 보니 미국이나 한국이나 옛날 살던 모습은 비슷했다"며 "미국과 한국이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10일 울산 현대중공업을 방문했고, 11일에는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한국군 장성과 만찬도 했다.

지난 9일부터 2박3일 동안 주한미군 사령부가 선발한 우수 장병 200명은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 행사는 생명과학기업인 STC 이계호(46) 회장이 후원했다. 이 회장은 "주한미군 상당수가 주둔지 외에 한국의 문화유산과 산업발전상을 접해볼 기회가 없다"며 "한국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리가 요즘 미국에 대해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을 제대로 알려야 당당한 파트너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회장은 "평가가 좋으면 앞으로 매년 주한미군에게 한국의 좋은 곳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미국에서 의학.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일본에서 생화학 연구소 부소장 등을 역임한 후 1989년 STC를 설립했다.

백일현 기자 <keysme@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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