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학대' 파문 확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 ‘신생아 학대’ 의혹이 제기된 서울 K대학병원 직원의 블로그에 게재된 사진. 신생아의 얼굴을 손으로 짓누르고(사진위), 인큐베이터 안의 신생아에게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구의 산부인과 간호조무사들이 인터넷에 '신생아 학대' 사진을 올린 데 이어 서울과 경기도 소재의 대학병원에서도 신생아를 괴롭히며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띄웠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8일 신생아 부모들의 인터넷 동호회인 '임신과 육아' 카페에는 어른의 손으로 신생아의 얼굴을 짓누르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이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서울 K대학병원의 직원 블로그에 게재된 사진"이라며 "대학병원에서도 신생아 학대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인큐베이터에 있는 미숙아를 플래시를 터뜨리면서 촬영한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 사진은 네티즌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 대학병원을 성토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쇄도하고 있다.

회사원 김모(34)씨는 "신생아의 가족에게도 아이가 놀란다는 이유로 촬영을 못 하게 하는 간호사들이 아기의 사진을 찍으며 장난을 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카페는 이에 앞서 지난 7일에도 경기도 소재의 한 대학병원 직원의 블로그에서 퍼온 사진이라며 아기의 콧구멍에 볼펜을 꽂아 놓은 사진을 공개했다. 문제가 된 병원 직원들의 블로그는 현재 모두 폐쇄됐다.

한편 대구 동부경찰서는 8일 신생아를 학대하는 장면을 연출한 뒤 사진을 찍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혐의(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로 대구시 동구 R산부인과 간호조무사 이모(24.여)씨와 북구의 모 산부인과 간호조무사 김모(25.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씨와 함께 아기의 얼굴을 찌그러뜨리고 사진을 찍은 혐의로 동료 간호조무사 장모(24)씨도 9일 중 입건할 방침이다.

대구=홍권삼 기자, 홍주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