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먹고, 자고, 운동하고 … 3다 실천하면 건강해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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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뉴스가 끝나기도 전에 잠들어요. 겨울에는 아침 7시에 기상하죠.” 한국한의학연구원 김기옥(56·한의학 박사·사진) 원장의 수면 습관은 점차 ‘야행성’으로 변해가는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힘들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많이 자고·먹고·움직이는 ‘삼다(三多)’ 생활을 하고 있다.

“겨울에는 음기가 많아 활동을 줄이고 잠을 많이 자요. 여름에는 양기가 많아 잠드는 시간을 조금 늦추고 아침 6시쯤 일어납니다.” 김 원장은 지인의 경험담을 통해 많이 자는 ‘다면(多眠)’의 건강 효과를 설명한다.

지인이 하루는 아침마다 꽃을 피우는 나팔꽃이 있는 거실에서 밤새도록 노트북을 켜고 일을 했다. 아침이 돼서 나팔꽃을 보니 노트북 모니터의 밝기 때문에 다른 날보다 꽃이 덜 피어 있었다.

김 원장은 수면시간이 길지만 일단 눈을 뜨면 모터를 단 것처럼 왕성하게 활동한다. 다동(多動)을 실천하는 것. 그는 웬만한 운동 마니아도 울고 갈 운동경력이 있다.

초등학교 때는 육상선수,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지역대표 배구선수를 지내며 코트를 흔들었다. 골프, 수상스키 등 관심 있는 종목들은 수준급이다. 수년 전부터는 하루에 한 시간씩 테니스를 즐긴다.

“매일 본인이 쓸 수 있는 힘을 최대한 쓰는 것이 힘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그는 매일 아침 8시30분이면 연구원 내에 마련된 수련실에서 직원들과 기공(氣功) 체조를 한다. 10여 년간 이어온 아침 운동이다. 원하는 신체부위에 기를 모을 수도 있는데 한쪽 팔에 집중하면 수축기 혈압이 200㎜Hg까지 올라간다.

“물을 가득 채운 그릇에 손을 넣고 기를 모으면 그릇의 물이 넘칩니다. 기, 즉 손에 혈액이 모여 손의 부피가 늘어나기 때문이죠.”

많이 움직이고 자는 그는 입맛이 돌아 많이 먹는다. 음식을 많이 먹는 과식(過食)이 아니라 다양한 음식을 고르게 많이 섭취한다.

“한의학에 따르면 짜고·쓰고·달고·시고·매운 5가지 맛과 고기·곡식·채소·나물·과일·생선 등 6가지 음식을 고루 섞은 30가지 음식을 균형 있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일례로 열이 많은 치킨 등 닭요리는 차가운 성질의 절인 무와 함께 먹으면 열이 내려가 중화작용을 한다. 이런 원리로 보면 한 가지만 먹는 황제다이어트는 반드시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한의사인 그지만 좋아하는 문구는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양 몰디브의 캐치프레이즈인 ‘No Shoes, No News’. 맨발로 다니며 세상 모든 일을 잊으라는 뜻이다.

그는 “물질만능사회에서 소외된 현대인은 알코올·도박·인터넷 등을 도피처로 삼고 있다”며 “이런 것들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자연”이라고 말했다. 3다로 사는 것이 곧 자연친화적으로 산다는 뜻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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