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는 매닝의 고향이다. NFL의 스타 가족 ‘매닝 가문’의 당주(堂主), 아버지인 아치 매닝이 세인츠에서 활약할 때 페이턴이 태어났다. 아치 매닝은 신인 시절인 71년부터 12시즌을 세인츠에서 보냈다. 막내 아들인 뉴욕 자이언츠의 쿼터백 일라이 매닝도 뉴올리언스 태생이다. 매닝 가문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루이지애나주 일대를 휩쓸고 지나가자 곧바로 비행기에 구호물품을 싣고 현지로 날아가 구호활동을 벌였다. ‘뉴올리언스의 아들’로서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4일 아치 매닝은 “어느 팀을 응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들이 뛰는 경기에 무슨 고민이 필요한가”라며 인디애나폴리스의 승리를 기원했다.
◆창과 창의 대결=올 시즌 정규리그 경기당 31.9점을 기록한 뉴올리언스는 NFL 득점 1위 팀이다. 쿼터백 드루 브리즈는 올 시즌 매닝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경기당 전진 패스 거리와 터치다운 패스 면에서는 매닝을 앞섰다. 지난해 ‘올해의 공격선수상’을 받은 그는 올 시즌도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인디애나폴리스도 경기당 282.2야드를 전진해 이 부문 2위에 오른 막강 공격팀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도박사와 전문가들의 예측은 엇갈리고 있다.
뉴올리언스는 공격 루트가 다양하다. 패싱 공격 4위인 뉴올리언스는 러싱 공격에서도 6위로 상위권을 지켰다. 전진 거리 면에서 인디애나폴리스에 뒤졌음에도 다양한 공격 루트를 바탕으로 공격성공률을 높인 게 최다득점의 비결이다. 인디애나폴리스 수비수 드와이트 프레니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것도 뉴올리언스엔 희소식이다.
인디애나폴리스는 패싱 공격에 치중하는 단순한 공격 전술이 약점이지만 결국 상대는 매닝의 패스에 알고도 당했다. 인디애나폴리스는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결승전에서 수비로 정평이 난 뉴욕 제츠를 30-17로 완파했다.
◆변치 않는 넘버원=수퍼보울은 미국의 경제 위기도 비켜갔다. 초당 최대 광고비가 280만 달러(약 33억원)로 지난해의 300만 달러(약 36억원)를 넘지 못했지만 2억1300만 달러(약 2500억원) 규모의 전체 광고 수입은 비슷할 전망이다. 지난해 9870만 명에 이어 올해는 시청자 1억 명 돌파가 기대된다. 미국 경제 전문잡지 포브스는 최신호에서 “수퍼보울(5000억원)이 브랜드 가치 면에서 여름 올림픽(2700억원)과 월드컵 축구대회(1400억원)를 제치고 세계 최고”라고 보도했다.
장치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