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P↑… 미국발 ‘훈풍’ 에 코스피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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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최근 주가지수가 많이 빠진 데 따른 일시적 반등인가, 아니면 당분간 오르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인가.

지난 2일 1600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반등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21포인트(1.2%) 오른 1615.02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4일 20.99포인트가 오른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는 가장 컸다.

미국의 12월 기존 주택 매매 건수가 1% 증가했다는 소식과 이에 따른 다우지수의 상승에 영향을 받았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1394억원, 코스닥에서 221억원을 순매수했다. 건설(3.62%), 은행(3.28%), 철강·금속(2.88%) 등의 업종이 많이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10.65포인트(2.11%) 오른 515.32였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상승세였다. 중국 상하이지수가 2.35%, 일본 닛케이지수는 0.32% 올랐다.

원화가치는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전날보다 10.9원 오른 달러당 1149원이 됐다. 이틀 동안 20.5원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모처럼 큰 폭으로 올랐지만 그동안의 하락에 따른 반등일 뿐 대세 전환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의 추가 긴축 정책 등에 대한 우려, 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등 이른바 ‘PIGS’라 불리는 유럽 4개국의 심각한 재정적자 문제 등 투자를 위축시킬 위험 요인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서 경기 고점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코스피지수가 계속 오르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기선행지수는 전달보다 0.2% 높아졌다. 12개월 연속 상승세다. 그러나 전달(1.3%)에 비하면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국내 경기가 단기 고점에 이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1500대 초반에서 1700 사이를 오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긴축 우려가 나왔을 때 대부분 초반에 주가가 빠진 뒤 곧 올랐다는 과거 경험을 들어 1500에 근접하기보다는 1600대 후반을 맴도는 일이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시황팀장은 “이런 장세에서 주식 직접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1600 아래로 떨어졌을 때 주식을 조금씩 나누어 사고, 1700에 다가가면 파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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