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새 학기 앞둔 엄마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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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한 학년 마무리와 함께 신학기를 준비해야 할 때다. 아이에게 부담보다는 설렘이 큰 신학기가 되도록 하려면 뒤에서 지켜보는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 목동의 ‘파워맘들’을 만나 신학기를 앞둔 엄마들이 해야 할 일과 마음가짐에 관해 들어봤다.

아이 방 꾸미기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공부방 꾸미기에 대해 엄마들 대부분은 “학교 입학 전에 할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학습관련 용품으로 방을 꾸며 아이 스스로 ‘학교에 갈 나이’가 됐음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윤서영(33·양천구 신정동)씨는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7)의 공부방 꾸미기를 지난해 말에 끝냈다. 육아와 교육 정보를 공유하는 ‘강남엄마vs목동엄마 베스트맘 따라잡기(cafe.naver.com/gangmok)’ 온라인 카페에서 활동 중인 윤씨는 카페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합하고 아이의 정서와 취향에 맞춰 본격적인 방 꾸미기를 했다.

한쪽 벽엔 아이가 좋아하는 책들로 채운 책꽂이를 두고 맞은 편엔 책상을 들여놨다. 가구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초록색, 벽지는 딸아이가 직접 고른 발레리나가 그려진 분홍색이다.

“책상이 생긴 뒤론 홈스쿨 선생님이 집에오면 알아서 책상 앞에 앉아요. 책은 종류별로 분류해서 꽂아주고 본 책은 제자리에 넣어두라고 했더니 이제 정리도 곧잘 해요.”

마루에 있던 피아노도 아이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이가 배우고 즐기는 것을 가능한 한방 안으로 모아주자는 의도에서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가 그린 그림, 좋아하는 색, 소중히 하는 인형을 어떻게 배치할지 서로 얘기하고 원하는 대로 꾸며주는 거죠. 어떤 인테리어로 하느냐보다 아이의 의견을 반영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편식 없는 건강한 습관들이기

규칙적인 생활과 편식 없는 식습관도 중요하다고 박금선(35·양천구 목동)씨는 말한다. 올3월 영도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딸을 둔 박씨는 아이들에게 어릴 적부터 ‘오후 9시 취침과 오전 7시 기상’을 강조해왔다.

박씨는 아침식사를 전날 미리 준비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먹밥과 우유 등 간단한 메뉴다. 밥의 양은 반 공기 정도로 한다. “배부르지 않게 먹어야 학교 급식도 잘 먹고 편식도 없앨 수 있다”는 게 박씨의 말이다.

“아토피가 있는 큰 아이 때문에 음식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박씨는 고기는 굽지 않고 쪄서 요리하고, 요구르트 등의 간식도 직접 만든다. “아토피로 인해 못 먹는 음식이 많아진 탓인지 편식을 좀 하더군요. 상태가 나아진 여섯 살 때부터 면역력을 키워주기 위해 이것저것 다양하게 먹였어요.”

싫다는 음식은 억지로 먹이면 토할 수 있어 좋아하는 음식과 함께 주며 일일이 설명했다. “콩을 먹으면 우뇌가 발달해서 머리 회전이 빨라진대. 그럼 좋아하는 영어 단어 하나를 더 외울 수 있을걸?”

채찍보다 당근, 칭찬으로 학습 유도

“딸이 초등학교 4학년 신학기 때 배가 아프다며 학교 가기 싫어했던 적이 있어요.” 목동엄마 파워 학습법이란 책을 낸 김원경(55·양천구 목동)씨는 당시 딸의 복통 원인이 유독 무서웠던 담임 교사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딸을 달랬다. “반 아이들이 많으니까 선생님이 한명 한 명 예뻐할 시간이 없어서 그래. 너처럼 말 잘 듣는 애보다 말 안 듣는 아이들 챙기려면 선생님이 얼마나 바쁘겠어.”

“아이들에겐 ‘전쟁터’나 다름없는 신학기 때 엄마의 중심잡기가 중요하다”는 김씨는 우선 방과 후 돌아오는 아이들을 개선장군처럼 맞이했다. 험한 말은 절대 하지 않고 채찍보다는 당근을 사용했다.

공부는 늘 함께 했다. “공부 좀 해”라고 닥달하는 대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와 함께 바로 책상 앞에 앉았다. 가정통신문을 확인하고 숙제를 끝낸 후 다음 날 준비물을 챙겨 책가방을 싸서 현관 앞에 놓았다. “초등학교 때엔 2시간 정도 걸려요. 이후 시간은 아이가 자율적으로 관리하게끔 했죠.” 6학년쯤 되자 아이 스스로 스케줄을 짜고 시간을 활용하게 됐다.

김씨는 칭찬과 격려가 학습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칭찬도 아이 성격을 고려하며 해야 해요. 잘 한 일은 진심으로 칭찬하고 못 한 일은 격려하는 식이죠. 하지만 꾸지람과 마찬가지로 칭찬도 누구와 비교하는 것은 금물이에요.”

[사진설명]“책상에 앉아 수학공부도 하고 동화책도 읽어요.” 주부 윤서영씨는 딸 윤서(7)가 좋아하는 책과 직접 그린 그림으로 아기자기한 공부방을 꾸몄다.

<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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