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컵 만들고 별자리 찾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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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추웠던 겨울 방학. 아이와 함께 변변한 나들이 한 번 못 했다면 돌아오는 봄 방학만큼은 꼼꼼히 챙기자.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을 떠나 가족과 함께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아이의 만족도도 더욱 높아질 터. 늘 바쁜 아빠와 함께 한다면 즐거움은 두 배가 될듯 하다.

가족이 함께 ‘정(情)’을 나눠요

지난달 20일 오후 8시. 용인시 건강가정지원센터는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웃음 소리로 가득찼다. 매달 셋째 수요일마다 열리는 ‘패밀리 데이’ 행사 날이다. 이 날의 주제는 ‘새해 우리 가족 소망 컵 만들기’. 2세 꼬마를 데리고 온 부부에서 이달 군입대를 앞둔 19살 아들과 함께 추억 만들기에 동참한 부부까지 모두 10가족이 새해 소망을 담은 컵과 접시를 만들고 있다.

재원(8)·초원(3) 두 자녀를 데리고 행사에 참가한 김영일(37·용인시 역북동)·안인순(32)씨 부부는 “맞벌이라 평소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못 했는데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라 좋다”며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어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패밀리 데이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매월 다른 주제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정헌법·가족게시판·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었다. 용인시 건강가족지원센터 서계현씨는 “매월 가정의 날 행사인 만큼 아버지가 참여하는 가족을 우선으로 접수를 받고 있다”며 “올해는 환경을 테마로 에코백·재활용품 공예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족봉사단은 자녀와 함께 나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참여하는 가족이 할 수 있는 봉사를 바탕으로 용인시 건강가족지원센터가 시내에 있는 사회복지시설을 연결해 준다. 구체적인 봉사는 가족들이 꾸려간다.

지난해 봉사에 참여한 서근미(39·용인시 보라동)씨는 “봉사를 통해 아이들과 부모의 비전을 나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5·3학년, 유치원생인 자녀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봉사에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에 놀랐다”며 “이웃 사랑을 몸소 체험한 것도 큰 수확”이라고 덧붙였다.

가족봉사단은 이달 중 2010년 참여 가족을 모집한다. 올해는 7~8가족을 한 팀으로 해 모두 두 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문의= 031-323-7181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챙기는 알찬 체험

지난해 11월 13일 개관한 용인문화유적전시관은 용인 지역에서 출토된 청자·도기편·기와편 등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역사·문화와 관련된 책과 동영상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초등교과 과정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2월 둘째·넷째 주에는 초등학생을 동반한 가족을 대상으로 유물복원체험을 한다. 회당 참여 인원은 5가족. 가족이 함께 용인시 죽전구 대덕골에서 발굴한 구멍무늬 토기를 점토로 직접 복원해본다. 재료비는 5000원. 2월 행사를 시작으로 매월 두차례 체험전을 열 계획이다. 매달 초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 참가 신청을 받는다.

▶문의= 031-324-2133


분당어린이천문대는 별자리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한 달에 한 번 체험교실·탐구교실·테마교실을 진행한다. ‘아빠와 함께 하는 천체여행’은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준다.

프로그램은 토요일 밤 9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소행성과 혜성의 충돌 위험에서 지구가 어떻게 안전한가에 대한 동영상 시청에서 시작해 별과 별자리 강의 및 관측, 회전 별자리판 만들기 등으로 이어진다.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천체 관측이다. 간단한 망원경 조작법을 배운 후 한 가족 당 1개의 망원경으로 직접 천체를 찾아본다. 이달은 2027일에 수업이 있다. 3월에는 1327일에 수업을 가질 예정이다. 한 번에 9가족이 참가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어린이천문대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한 후 예약하거나 전화로 하면 된다.

분당어린이천문대 박종화씨는 “아빠와 함께 하는 천체여행은 지난해 12월 5일 오픈 이후 매회 8~9가족이 참가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라며 “계절별로 별과 별자리, 은하와 우주태양계우주탐사 등 강의 내용을 달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31-322-3245


[사진설명]지난달 20일 아빠와 함께 하는 ‘패밀리 데이’ 행사에 참가한 김영일씨 가족. 아들 재원이와 딸 초원이가 자신들이 만든 컵을 보여주고 있다. 컵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김재원군(오른쪽).

<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 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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