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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나만의 장점을 패기있게 알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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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기업들의 면접방식 다양해지고 있다. 실무급부터 임원급까지 나서 질의응답,토론,프리젠테이션,합숙생활 등 다단계 평가를 실시한다. 최종 면접에는 채용인원의 3배수 정도가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면접 성적이 취업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다. 기업이나 업종별로 원하는 인재상과 면접 절차를 파악해 놓는 것이 취업의 지름길이다.

대기업들은 입사 후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선호한다. 입사 후 재교육을 건너 뛸만큼 풍부한 전공지식과 사회 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일수록 좋은 점수를 받는다. 물론 주요 그룹마다 유심히 살피는 대목은 다르다.

◆ 삼성=그룹 인사담당자는 "임원면접.영어토론.기술면접.집단토론 등 4단계에 걸쳐 응시자의 전공지식과 조직 적응력 등을 다면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임원 4명이 응시자 한 명을 상대로 15분간 인성을 테스트한다. 질문은 응시자가 제출한 자기 소개서를 중심으로 출발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나 전공 관련 전문 지식을 묻는다. 지난 해에는 '원전폐기물센터 건립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휴대전화 안테나의 기능을 아는 대로 말해 보라'는 질문이 많이 나왔다.

이어 외국인 면접관 2명이 응시자 4명에게 30분간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영어토론 면접을 한다. 사회에 진출하는 주부와 집에서 살림하는 남편의 증가 추세에 대해 영어로 토론하는 식이다.

다음에는 회사 기술 부문 임원들이 나와 기술면접을 한다. 응시자별로 약 40분간 준비시간을 준 뒤 10분간 프리젠테이션하게 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에어컨의 실외기 소음을 줄이는 방안 등의 문제가 나왔다. 마지막으로 면접관 4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응시자 4명이 시사적인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면접을 한다.

◆ LG=일반면접.영어면접.직무관련면접 순으로 진행한다. 지난해 LG전자의 일반면접에서는 "면접 전에 어떤 준비를 하고 왔는가" "회사생활을 열심히 하다 보면 애인이나 가정에 소홀할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질문이 많이 나왔다.

영어면접에서는 "영어로 출신 학교에 대한 자랑을 해보라"고 하거나, 미리 칠판에 8개 정도의 영어 문장을 적어 놓은 뒤 "나름대로 순서를 정해 영어로 말해보라"는 식의 임기응변식 테스트를 한다. 지난 해에는 "일석이조(一石二鳥)를 영어로 설명해 보라"는 주문에 고사성어와 한자에 약한 응시자들이 애를 먹었다. LG텔레콤의 경우는 팀장급의 실무진이 지켜보는 집단토론 후 임원면접에 들어가고 최고경영자(CEO)면접으로 마무리한다. 임원면접에선 "지금 쓰는 휴대전화 단말기의 장단점과 LG싸이언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라"는 주문이 많이 나왔다.

◆ 현대.기아차=마찬가지로 실무면접.임원면접.영어면접.집단토론 등을 한다.

임원 면접에서는 ▶자기 소개▶지방근무 가능여부▶시사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많이 묻는다. 지난해에는 '대통령 탄핵사태와 관련한 삼권분립과 국회의 탄핵 가결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노사관계' 등의 질문이 많이 나왔다. 또 현대.기아 차량 중 가장 선호하는 차종과 그 이유를 물어 회사에 대한 관심을 파악한다. 영어면접은 3분간 영어로 지원 분야에 대한 포부를 발표하거나 미리 준비한 몇 개의 문장을 준 뒤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도록 한다. 구매나 수출 부문에 지원한 응시자들에겐 수출입 통관 절차를 영어로 설명하라는 주문도 많이 나온다.

◆ SK=실무자면접과 임원면접을 한 뒤 1박2일간의 합숙생활로 면접 전형을 마무리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 역량을 갖췄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며 "왜 SK에 지원했는지를 분명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실무자면접은 어떤 주제에 대해 찬반 입장을 정한 뒤 40분간 토론하게 한다. 어떤 때는 자신의 생각과 달리 찬성이나 반대 입장에서 주장을 펼쳐야 한다. PR분야 응시자에겐 즉석에서 주제를 준 뒤 짧은 에세이를 짓게 한다.

임원면접에선 상무급 임원이 참석해 15분간 "개인윤리와 기업이익이 충돌할 때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 등을 던져 사고의 폭과 깊이를 측정한다. 합숙에서는 집단토론을 하거나 조별로 과제를 준 뒤 해결하도록 해 조직생활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 등을 테스트한다. 최근 SK는 인재 채용 과정에서 패기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 금융권=빠른 대처 능력을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교보증권 인사담당자는 "기획력이 높은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실무면접과 임원면접을 실시한다. 실무면접은 인터넷 환경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약 10분간 자료를 검색해 발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응시자가 얼마나 깊은 업무지식을 갖췄으며 논리력과 발표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올해는 금융권의 채용규모가 작다 보니 파생상품이나 금융공학 등 금융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각종 업무에 바로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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