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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테마 6개월이 고비

중앙선데이

입력

아이폰·옴니아2에 이어 ‘안드로이드폰’까지 나오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시장도 이에 반응해 스마트폰 관련 테마가 힘을 얻고 있다. ‘아바타’가 국내에서 상영된 외화 중 최다 관객을 동원함에 따라 3D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시장 테마의 중심은 녹색 성장이었다. 그러나 반 년 정도 지난 지금 녹색 테마와 관련해 상승 여력을 유지하고 있는 주식이 없다. 사실 녹색 성장은 한계가 있는 테마였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당장에 가시화되는 것이 없어 투자자들에게 10년 후에 어떤 모양이 펼쳐질지에 관한 그림을 제시해 주지 못했다. 바뀔 테니까 믿고 투자해보라는 얘기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스마트폰이나 3D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이 있어 유리하다. 지난해 대비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가 7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중 10%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현실은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또 과거 정보기술(IT)의 변화가 새로운 기기가 나오면 기존 기기를 없애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는 점도 스마트폰과 3D에 유리하다. 15년 전만 해도 삐삐로 통칭되던 무선호출기가 이동통신의 대세였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또 같은 시기에 사용되던 하이텔·천리안 같은 PC통신도 이제는 이용자가 없다. 무선 호출기는 휴대전화가, PC통신은 e-메일이 밀어냈기 때문이다. 지금 시장에서 스마트폰이나 3D에 대해 기대하는 것도 이동통신의 상당 부분, 그리고 TV를 통해 구현되는 영상의 상당 부분이 바뀔 것이란 바람이다.

이런 기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 이동통신의 상당 부분이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과정은 과거 PC통신이 e-메일로 바뀌는 것과 다르다. 스마트폰은 기본 수요는 같고 여기에 새로운 기능을 첨가되는 것인 반면 e-메일은 완전히 다른 형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둘이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리라 기대하기 힘들다.

경쟁 구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스마트폰만 해도 이미 주도 업체가 3개사로 늘어났다. 어떤 산업의 전망이 좋으면 초기에 진입하는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장이 정상을 찾는 것은 이 과정을 거치면서 참여자가 한 번 정리된 후다. 따라서 경쟁이 격화되는 동안에는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지 않는데 스마트폰이 그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아직 한계는 있지만 스마트폰과 3D 테마는 당분간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아직은 현실보다 꿈이 더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인데 녹색 성장의 경우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의 수익성에 의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테마가 시작된 후 6개월이 지나서였다.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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