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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음악극과 교수되는 손진책·김성녀 부부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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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극단 미추 대표 손진책씨와 소리꾼이자 배우로 활동중인 김성녀씨 부부' 하면 떠오르는 것이 마당극이다.

'토생전' '놀부전' '배비장전' , 그리고 지난주 전국순회공연에 들어간 '홍길동전' 까지 함께 작업한 작품만도 16개. 80년대초 당시 세상사람들에게 소외된 '마당극' 이라는 장르를 오늘날 경쟁력있는 문화상품으로 만들어놨다.

최초의 한국음악극 '한네의 승천' 이라는 작품에서 배우와 연출자로 만나 결혼, 25년째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손씨 부부. 지난달 국내 최초의 국악대학 설립을 발표한 중앙대는 이들의 풍부한 현장경험을 인정해 두 사람을 창작음악극과 교수로 초빙했다.

내년부터 강단에 서게 되는 손씨부부는 "가장 한국적인 음악극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오랜 꿈을 이루게 됐다" 고 말했다.

- 창작음악극과. 조금은 생소한데.

"국내에서 처음 생기는 과다. 현재 국내 각 대학의 국악과에는 별도로 성악과가 없고 국악과 내 성악 전공으로만 개설돼 있는 실정이다.

또 좋은 소리를 갖고 있는데도 연기력이 떨어져 무대에 서보지도 못하는 사람도 많다. 창작음악극과는 소리를 하는 사람을 정원의 3분의 2, 나머지는 연기를 잘하는 사람으로 뽑아 소리가 되는 사람에겐 연기력과 춤을, 연기를 잘 하는 사람에게는 소리를 가르쳐 졸업과 동시에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교육한다. "

-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전통음악극이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가.

"국내에 서양 뮤지컬 배우가 여럿 있는데 비해 전통 뮤지컬에 출연할 수 있는 사람은 너무나 부족한 상황이다.

나이 쉰이 넘은 김성녀가 홍길동 복장을 하고 끈에 매달려 하늘을 날아다니고, 악극에서 17세 처녀 역할을 해야 하는 현실이 가끔은 서글플 때가 있다.

이는 사회전체가 서구지향적인 문화에 길들여진 상태에서 인재들을 발굴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관객들이 보여준 마당극에 대한 애정은 전통음악극이 충분히 발전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

- 손대표는 최근 베세토연극제를 비롯해 한.중.일 연극교류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최근 수년사이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 문화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아시아지역내 예술인들의 교류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서양음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상황에서 중앙대가 국악대학을 설립한 것도 이런 세계적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창작음악극과와 국악관현악과 외에 2002년까지 작곡이론과와 국악유아교육과가 신설될 예정이어서 평소 안면이 있는 중국 작곡가 류원진과 탕찌엔핑, 일본의 미키 미노루, 음악학자 쿠사노 타에코 등 아시아 출신 교수진도 초빙할 예정이다. "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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