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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경영 전략] 전통기업이 나갈 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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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한동안 열풍을 몰고온 닷컴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전통 기업들도 디지털 시대에 생존하려면 생산.판매.부품조달 등 기업경영 전반에 걸친 온라인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닷컴기업들은 물류 등 전통 업종에 진출하는 것으로 활로를 찾아야 하며, 전통 기업의 디지털화는 우리 경제가 계속 추구해야 할 과제다.

중앙일보는 삼성경제연구소.성균관대와 공동으로 디지털 시대에 기업들의 경영전략이 어떻게 변할지를 알아보았다.

닷컴기업과 전통기업의 경영전략을 동시에 조망해 우리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지를 모색했다.

전통기업이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변화에 적응하려면 온라인 신규 사업을 몇개를 추진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경영 시스템과 경영철학까지 모두 바꾸는 e-트랜스포메이션을 이뤄야 한다.

미국의 장난감 체인 업체로 유명한 토이즈러스는 1999년 5월 인터넷 사업에 진출했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인터넷 사업을 시작, 기존 점포에서 파는 물건을 같은 값에 팔았다.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자 이 회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재고와 유통 시스템을 통합했으며, 온라인 구매에 대한 가격할인과 홍보를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올해 4월부터는 장난감 유통 분야의 닷컴기업들이 파산하는 가운데도 시장점유율도 늘고 주가가 75% 상승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전통기업이 새로 겪는 환경 변화는 ▶제품ㆍ기술▶자재.부품의 조달▶고객ㆍ시장▶기업경쟁 환경 부문으로 나뉜다.

제품ㆍ기술 부문에서는 모든 제품에 반도체 칩이 내장되면서 제품간 연계성이 높아진다. 가정에 설치된 모든 가전제품을 무선 전화기로 작동할 수 있게 된 게 대표적 예다.

소비자의 욕구를 먼저 파악해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부품 조달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B2B(기업간 전자상거래)도 활발해진다.

기업이 고객과 만나는 장소와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더욱 큰 변화다. 인터넷을 통해 고객과 24시간 접촉이 가능해진다.

인터넷과 기존 점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과 접하게 돼 이들 고객 채널간 판매가격과 서비스를 조정해야 한다.

고객도 예전보다 많은 정보를 갖게 되면서 기업에 압력이 높아지는 등 변화가 크다.

기업간 제휴ㆍ연합이 늘어나면서 사업영역이나 경쟁 관계의 구별이 모호해지는 등 기업간의 경쟁도 심해진다.

이같은 변화에 맞춰 기업은 ▶네트워크 경영▶고객주도 경영▶개성중시 경영▶인텔리전스 경영을 4대 변화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전통기업은 제품간 상호 연계성을 염두에 둔 제품을 확보해야 하고 다양한 고객의 욕구에 맞추기 위해 제품의 모듈화 기술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다양한 공급업체로부터 어떻게 가장 싼 비용으로 부품.자재를 조달할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특히 고객에 관련된 정보를 보다 많이 접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당장 일어나는 불만을 없애는 것은 물론, 고객의 드러나지 않은 욕구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토털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현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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