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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복싱] 김기석 "노메달 No!"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노메달 수모를 제가 막겠습니다."

복싱 대표팀의 막내 김기석(20.서울시청)이 26일 한국 복싱의 자존심을 걸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한국 복서 중 유일하게 8강에 진출한 최경량급(48㎏) 김기석은 26일 아슬로움(프랑스)과 8강전을 치른다.

아슬로움은 2회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빌로리아(미국)를 6 - 4로 이긴 신예 강호.

객관적 실력에서는 뒤지지만 승리에 대한 의지는 김이 훨씬 높다.

김기석은 막내지만 한국 복싱선수 중 가장 승부욕이 강하다.

김기석은 얼핏 보면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대머리' 다.

마치 항암 치료를 받아 머리가 빠진 사람처럼 보인다.

중1 때 복싱을 시작한 뒤 승리에 대한 지나친 집념으로 생긴 스트레스성 탈모증 때문이다.

치료를 계속했지만 올들어 탈모 치료제가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로 적발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치료를 중단한 채 아예 머리카락을 완전히 밀어버렸다.

김기석마저 8강전에서 지면 한국 복싱은 20년 만에 올림픽 노메달의 수모를 당한다.

한국 복싱은 1984년 LA 올림픽에서 신준섭이 첫 금메달을 땄고 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박시헌.김광선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금2.은1.동1개로 한국의 종합 4위에 공신이 었다.

그러나 92년 바르셀로나에서 동메달 2개에 그쳤고 96년 애틀랜타에서는 은메달 하나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시드니에서는 당초 메달 기대주가 없었다.

때문에 한국 복싱은 김기석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시드니 올림픽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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