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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09 펀드 평가] 외국인 러브콜 … 자동차·IT 펀드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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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지난해 하반기 우량주 쓸어 담기에 나선 외국인들이 장을 주도하면서 대형 IT·자동차주를 위주로 한 인덱스(상장지수펀드 포함)·테마 펀드가 수익률 수위를 차지했다. 2008년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배당주와 가치주 펀드는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의 평균 수익률은 54.44%를 기록했다. 2008년 ‘톱20’ 펀드의 수익률이 -30% 안팎에 머문 데 비하면 극적인 반등이다. 그러나 2년 누적 수익률은 -4.99%로 2008년의 상처가 다 아물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한편으로 원금 회복에 다가서며 한시름 놓은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도 이어졌다.

3년 누적 수익률은 33.28%를 기록했다.

◆삼성·현대차 펀드의 질주=글로벌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지난해 반도체 등 IT주는 수출 수혜주로 거침없이 내달렸다. 하이닉스는 1년 새 245.52% 상승했고, 삼성전자는 77.16%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자동차도 노후차 교환 세제 혜택에 따른 내수 증가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현대차가 206.33%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뜀박질했다.

이런 흐름으로 인해 현대차·기아차 등으로 구성된 대신투신운용의 ‘자이언트 현대차그룹 상장지수 펀드’가 국내 주식 펀드 중 최고의 수익(154%)을 냈다. 그 뒤는 반도체 업종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미래에셋맵스운용의 ‘타이거 세미콘상장지수 펀드’(143.48%)와 삼성투신운용의 ‘코덱스 반도체상장지수 펀드’(142.44%)가 이었다. 대표 IT 기업주에 집중 투자한 ‘하나 UBS IT 코리아’도 116.7%의 수익률을 냈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대형 수출주와 외국인들이 많이 산 우량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마이애셋자산운용의 ‘마이 트리플 스타’(수익률 120.31%)는 지수 펀드가 아닌, 일반 주식형으로는 유일하게 수익률 100%를 넘으며 ‘베스트 펀드’에 선정됐다.

대형 우량주를 담은 한국투자 ‘네비게이터’와 미래에셋맵스운용의 ‘5대 그룹주’도 66∼68%의 수익률을 내며 선전했다.


◆배당주펀드 하위권으로=작지만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배당주 펀드는 약세장에서 강하다. 그 때문에 주가가 바닥을 헤매던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투자 유망 펀드로 꼽혔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2008년 수익률 상위권에 들었던 ‘한국셀렉트 배당 주식’(2009년 수익률 23.20%)과 ‘프런티어 배당 한아름주식’(42.49%)은 평균수익률(54.44%)을 밑도는 실적을 내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며 2008년 두각을 나타냈던 채권형 펀드는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금리를 낮춘 탓에 지난해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체 평균 수익률은 2008년 8.17%에서 지난해엔 3.8%로 떨어졌다.

현대증권 오성진 투자컨설팅센터장은 “하반기에 거시경제 불안요인이 커지며 변동성 장세로 갈 수 있는 만큼 성장형 펀드보다는 가치형 위주의 전략이 유리하다”며 “기대수익률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팀=권혁주·조민근·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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