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강철 "첫 8강 밀알" 다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강철(부천 SK)에게 올림픽 무대는 이번이 마지막일지 모른다. 이제 서른한살의 노장이 된 강철은 큰 대회와 인연이 안닿는 선수다.

연세대 1년생이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축구 대표팀을 이끌던 이회택 감독의 눈에 들어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허리 부상으로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한 것이 위안거리지만 당시 3무승부로 탈락의 쓴 잔을 들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으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던 강은 시드니 올림픽 와일드 카드로 홍명보가 지명되자 이번에도 틀렸다 싶었다.

그러나 뜻밖의 기회가 왔다.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홍명보가 부상해 도중하차하면서 강철이 발탁된 것이다.

강철이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것은 지난 11일 오후. 자존심이 상할 만도 했지만 강은 군말없이 짐을 꾸렸고 추석 차례를 지내자마자 공항으로 달려갔다.

강철은 "후배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돕고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할 수밖에요" 라고 담담히 말한다.

뒤늦게 팀에 합류해 분위기 적응이 어렵고 전술 숙지도 안된 자신을 허정무 감독이 대뜸 중용하지 않으리라는 사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허감독은 "노련한 선수라 곧 팀에 적응할 것으로 본다. 컨디션만 좋다면 언제든지 투입하겠다" 며 큰 기대를 나타냈다.

선수 기용과 평가에 조심스런 허감독으로서는 최고의 평가와 믿음을 보여준 셈이다.

애들레이드〓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