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을이면 과천은 거대한 공연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가을이면 과천은 거대한 야외무대로 변한다.

22일부터 열흘간 과천 일대 야외무대와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과천마당극제2000. 과천 정부 제2종합청사 앞 잔디큰마당에서 펼쳐지는 대동놀이와 거리 퍼포먼스.국내외 유명 야외극 등 다채로운 공연예술을 한자리에 어우르는 자리다.

과천시가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마련한 이 행사는 올해로 네번째. 과천시의 꾸준한 지원과 전문적인 기획으로 대표적인 지방공연예술축제로 자리잡았다.

올해 공식초청작은 해외작품이 4개국의 6개, 국내작품이 16개.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다. 마당극을 포함해 음악.현대무용.뮤지컬.어린이극.여성극 등 다양한 장르가 망라돼 있다.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서울연극제나 세계무용축제가 장르의 벽이 엄격한 데 비해 이 행사는 보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행사를 기획했다.

예년의 경우 과천지역 주민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가족나들이로 행사를 찾는 바람에 평일 공연도 관람객들로 붐볐다.

관객의 입장에선 모든 공연을 무료 또는 2천원에 감상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매력이다.

열린 축제를 지향하는 만큼 초청작품도 파격적이다.

해외 초청공연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호주 '스트레인지 프룻' 의 '이카루스의 비상' . 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담은 그리스신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단원들이 4.5m 높이의 흔들리는 장대에 매달려 대담하고 장대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밖에 콜롬비아 작가 레네 레베떼스의 소설 '원시인보다 더 미개한 소통불능의 현대사회' 를 각색한 콜롬비아극단 띠에라의 '다시 온 선사시대' 는 현대인의 불안심리.고독.무감각 등을 절박하게 표출해낸다.

청중을 공연에 참여시키고 상황에 따라 장소를 이동하거나 대사없이 신체연기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잔디마당에서는 대동놀이, 극단 아리랑의 '대한민국 김철식' , 큰들문화 예술센터의 '신토비리' , 경기도 연극협회의 '신 춘향전' 등이 열리고, 과천시민회관 무대에는 서울무대에서 호평을 받은 서울여성문화기획의 뮤지컬 '밥퍼?랩퍼!' , 남정호와 크누와무용단의 '빨래' , 극단 열림터의 '공해강산 좋을씨구' 등이 오른다.

국내초청작중엔 1997년 백상예술대상 수상작인 뮤지컬 '블루 사이공' 이 포함돼 있다.

이 작품은 베트남 참전용사와 베트남 아가씨 후엔과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비극을 풀어냈다.

과천마당극제 조직위원회 사무국은 올해부터 홈페이지를 운영, 참가작 주요 장면을 동영상 파일로 제공하고 있다.

(http://www.madang.or.kr)이밖에 연날리기.짚풀공예.목판인쇄를 직접 해볼 수 있는 문화체험거리와 먹거리장터도 뺄 수 없는 즐거움이다.

02-504-0947.

박소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