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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120> ‘E시리즈’ 재테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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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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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주가연계증권]
투자자금 대부분 안전한 채권에 … 중도환매 제한

ELS는 E시리즈 3형제 중 가장 대중화된 상품이다. 개별 주식이나 지수 가격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된다고 해서 ELS(Equity Linked Securites)라고 부른다. ETF나 ELW와 달리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고 장외에서 거래된다는 차이가 있다.

ELS는 투자자금 대부분을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고, 일부분을 옵션 같은 파생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의 상품이다. 상품 종류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게 큰 특징이다. 어떤 기초자산을 편입하는지, 만기는 1년인지 2년인지, 원금이 보장되는지에 등에 따라 ELS의 수익률과 투자위험은 제각각이다.

먼저 원금 보장 여부. 투자금 중 얼마를 파생상품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원금 보장 정도가 달라진다. 지난해 초만 해도 원금의 100% 또는 90%를 보장하는 원금보장형 ELS가 인기였다. 하지만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원금비보장형의 발행이 늘고 있다.

원금보장형은 기대수익률이 낮은 편이고, 원금 비보장형은 기대수익률이 크다. 보통 코스피200지수처럼 변동성이 작은 기초자산을 쓰면 원금을 보장하나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10% 내외로 떨어지는 편이다. 이에 비해 변동성이 큰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원금비보장형 ELS는 수익률이 20~30%대까지 나온다. 원금을 잃는 게 두려운 투자자라면 수익률은 낮아도 원금이 보장되는 ELS를 고를 수도 있다.

수익을 내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주가가 어느 정도 내려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많다. 예컨대 지난해 12월 발행된 ‘우리투자증권 ELS 2825회’의 경우, 6개월 뒤에 현대모비스와 LS의 주가가 최초기준가의 90% 이상이면 연 23%의 수익률이 보장된다. 주가가 오르지 않고 10% 이내로 떨어져도 정해진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반면에 주가가 크게 오를수록 수익률이 떨어지는 구조도 있다. 예를 들어 원금보장형인 ‘우리투자증권 ELS 2840회’는 만기(1년)까지 코스피200지수가 한 번이라도 최초 기준지수보다 30%를 초과해 오른 적이 없으면 만기 때 지수상승률의 52%를 수익으로 준다. 곧 지수가 30%까지만 오르면 최고 15.6%(30X0.53)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지수가 30%를 초과해 오르면 수익률은 4.5%에 그친다. 그 때문에 투자자들은 기초자산의 주가전망뿐 아니라 상품의 구조와 특징을 꼼꼼히 따져 골라야 한다.

ELS의 단점도 알아야 한다. ELS는 거래소에서 자유롭게 매매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환매에 제약이 많다. 중도환매는 가능하지만 이때는 기준가의 90% 이상만 지급한다. 주가가 하락했을 땐 원금보장형ELS라고 해도 그만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세상승기나 대세하락 시기보다는 주가가 일정한 박스권 안에서 횡보하는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이 ELS라고 권한다.

[ETF 상장지수펀드]
HTS로 실시간 사고 팔고, 일반 펀드보다 값 싸

지난 20년간 개발된 상품 중 가장 혁신적인 금융상품으로 꼽히는 게 ETF(Exchange Traded Fund)다. 그만큼 ETF는 장점이 많으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상품이다.

ETF는 특정 지수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는 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된 것을 말한다. 주식처럼 거래되는 인덱스펀드라고 보면 된다.

ETF는 우선 펀드보다 간편하다. 일반펀드처럼 은행이나 증권사에 직접 가서 복잡한 가입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매매가 가능하다. 조기 환매에 따른 환매수수료도 따로 없다.

펀드보다 저렴하기도 하다. 일반 국내 주식형펀드의 보수는 연 2% 안팎이지만 ETF는 보수가 연 0.23~0.66% 정도에 그친다. 운용사에서 떼는 게 적기 때문에 그만큼 장기투자하면 성과 면에서도 한결 앞설 수 있다.

펀드보다 투명하다. 일반 펀드의 경우 고객이 자신의 투자 목적에 맞는 펀드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지만 운용에는 관여할 수 없다. 펀드의 자산 구성이나 운용 내역도 과거의 것만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ETF는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매일 확인할 수 있다.

ETF는 주식과 달리 분산투자 효과가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건 투자의 기본 원칙. 하지만 투자금액이 크지 않은 개인투자자로서는 분산투자 효과를 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 ETF는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해 준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경우, 1주만 사도 코스피200 전 종목을 사는 것과 같은 분산효과를 볼 수 있다. 적은 투자자금으로도 분산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1월 초 기준으로 거래소에 상장된 ETF는 총 50가지에 달한다. 이 중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이다. KODEX200 (삼성투신운용), KOSEF200(우리자산운용), TIGER200(미래에셋맵스), KINDEX200(한국투신운용), TREX200(유리자산운용)이 이런 상품이다.

최근에는 해외지수 ETF도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브라질·일본·브릭스·라틴 ETF가 상장돼 있다. 이 중 가장 거래량이 큰 건 KODEX China H로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 43종목을 편입한 HSCEI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다. 국내 시장에서 실시간 거래되기 때문에 가격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환매에 며칠씩 걸리는 해외펀드와 달리 언제든 쉽게 팔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섹터ETF의 상장도 늘고 있다. 개별 기업이 아니라 자동차·반도체·IT·조선·미디어통신·은행·증권 같은 업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다만 이런 업종ETF는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란 걸 알고 있어야 한다. 같은 업종에 속한 기업의 주가는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실제 KODEX자동차나 KODEX반도체, TIGER SEMICON 등의 섹터ETF는 지난 한 해 동안 140%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해 국내 대형주가 상승세를 타면서 그룹주 ETF에도 투자가 몰렸다. 삼성투신의 KODEX삼성그룹주와 대신투신의 GIANT현대차그룹, KB자산의 KStar5대그룹주 ETF가 있다.

지난해엔 국고채ETF와 인버스ETF 등 신상품도 나왔다. 이 중 인버스ETF는 코스피200지수와 거꾸로 움직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조정을 예상하는 투자자에겐 유용한 투자수단이다. 하지만 잦은 단기거래를 하면 수수료 때문에 거래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ELW 주식워런트증권]
기초자산 꼼꼼히 선택하고 만기 전 처분해야

ELW(Equity Linked Warrant)는 E시리즈의 막내 격이다. 국내에 2005년 12월 처음 들어온 ELW는 최근엔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금융상품이다. 지난해 9월 이후엔 ELW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어설 정도다.

ELW는 개별주식 또는 지수를 만기일에 사전에 정한 가격(행사가)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나타내는 증권이다. 이때 살 권리를 ‘콜 ELW’, 팔 권리를 ‘풋 ELW’라 한다.

ELW의 가장 큰 특징은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다. 즉, 적은 금액을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A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 ELW가 있다. 만기 1년이고 행사가가 1만원인 콜 ELW의 현재 가격은 1000원으로 가정한다. 앞으로 주식시장의 강세를 예상한다면 투자자는 이 주식을 사거나 콜 ELW를 살 수 있다. 현재가 1만원인 A주식이 1년 뒤 만기 때 1만3000원이 됐을 경우 주식에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30%다. 하지만 콜ELW에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200%가 된다. ‘만기 시 A주의 가격(1만3000원)-행사가격(1만원)-ELW매입가격(1000원)=2000원’이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1000원을 투자해 200%의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이와 같은 지렛대효과 때문에 주식보다 적은 돈을 투자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수단으로 ELW가 인기를 끈다.

하지만 고수익엔 고위험이 따르는 법이다. ELW는 주식에 비해 상승률뿐 아니라 하락률도 훨씬 크다. 특히 예상과 반대로 기초자산의 주가가 움직인다면 최악의 경우엔 투자원금 100%를 다 날릴 수도 있다.

만기가 있다는 점도 ELW가 주식과 다른 점이다. 주식에 투자한다면 주가가 떨어졌다고 해도 다시 오르길 기다리며 장기투자를 할 수 있다. 하지만 ELW는 만기가 되면 상장폐지가 되고 더 이상 거래할 수 없다. 따라서 ELW에 투자할 때 주가가 예상과 크게 다르게 움직인다면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된다. 어느 정도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일단 ELW를 처분해야 더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주식에 투자할 때보다 더 빠른 판단이 필요한 것이다.

ELW를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주식과 마찬가지로 기초자산을 선택하는 것이다. 기초자산의 방향성 예측이 맞다면 해당 기초자산에 대해 발행된 ELW는 대부분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엔 목표수익률과 손절매 기준을 정해야 한다. ELW는 하루에도 몇십 퍼센트의 이익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기준선 없이 무조건 매수 또는 매도하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특히 기초자산 주가가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매수단가를 낮추기 위해 이른바 ‘물타기’를 하는 건 손실을 키우는 투자법이다.

ELW 관련 투자지표도 꼭 챙겨야 한다. 투자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만기일이 가급적 두 달 이상 남은 종목을 고르는 게 안전하다. 레버리지의 경우,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5배 이하가 적정하다. 즉 기초자산 가격이 1% 오를 때 ELW 가격의 5%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정도가 무난하다. 단순히 싸다는 이유로 저가의 ELW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ELW 가격이 싸다는 건 행사될 가격이 매우 낮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가가 아주 큰 폭으로 움직이면 수익이 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다.

이 외에 유동성공급자(LP)의 보유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봐야한다. LP 보유물량이 20% 이하라면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일반적 투자원칙이다. LP의 보유물량이 적거나 없을 땐 고평가된 가격으로 ELW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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