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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 회산지 연꽃 대축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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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하얀 꽃망울을 터뜨리는 백련(白蓮)이 10만평의 회산지(回山池.전남 무안군 일로읍)를 하얗게 수놓는다.

하늘을 향해 부챗살처럼 넓게 퍼진 진녹색 연잎에 뙤약볕이 쏟아진다. 그 위로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의 모습 속에서 가을이 익어간다.

법계(法界)의 온갖 덕을 갖췄다고 일컬어 지는 백련. 진흙속에 있으면서 진흙탕에 물들지 않고 함초롬히 솟아오른 백련에서 순결함이 읽혀진다.

모든 이들의 지친 마음을 추스려 주고 진실한 삶의 의미를 전해준다.

백련의 원산지는 인도와 이집트. 일시에 피지 않고 8월 중순부터 10월까지 오랜 시간을 두고 연잎 사이에 수줍은 듯 살포시 피고 지기 때문에 연꽃 중에서도 그 향과 생명력이 가장 고귀하다.

일설에는 굶어 죽어가는 천한 여인에게 누더기 옷을 공양받은 붓다가 도를 깨달은 가야근처 불성지(佛聖池)에 와서 빨자 그 옷에 담긴 정성이 알알이 연꽃으로 피어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물이 지저분해도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모습이 부처의 가르침에 비유돼 불심의 상징으로 전해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옛 선비들도 백련을 꽃가운데 군자라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 최대의 백련 군락지인 회산지에서 다음달 1일부터 나흘 동안 연꽃 대축제가 열린다.

일제 때 만들어진 연꽃 방죽에는 벌써부터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마을 주민이 백련 12그루를 구해다 심은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전해진다.

축제는 개막 축하 퍼레이드인 허수아비 행렬로 시작된다.

도립국악단.진도민속예술단.남사당.장사익.공옥진여사 초청공연 등 문화행사와 법요식.사리친견.불교문화예술제 등 불교행사가 계속된다.

특히 전통풍자극 품바타령이 김시라씨에 의해 공연되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연꽃가요제 예선과 본선이 3.4일 열린다.

가요제 참가 신청은 현장에서 접수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마당극 공연.댄싱경연대회.사생대회도 마련돼 있다.

무안군은 축제를 위해 2㎞의 산책로 주변에 나무를 심고 4천여기의 허수아비를 꽂는 등 말끔히 단장했고 진입로에는 60여개의 장승도 세워놓았다.

이와 함께 중국 무술인들이 축제기간에 방문해 전통 무술의 진수를 선보인다.

이들은 무안군과 자매결연시인 중국 태주시의 축하 사절단으로 무용.무술(창술.역술.쌍검.찰도창.곤술).무술공격연기.무사연 등 22종목을 시범 경기한다. 그리고 홀통해수욕장(무안군 현경면)에서는 윈드서핑 대회도 열린다.

무안군은 백련지내 7백여평에 올해 처음으로 수생식물 자연학습장을 만들었다.

홍련.가시연.왜개연.수련.어리연.물양귀비.부레옥잠.물달개비 등 30여종의 각종 희귀 수생식물을 전시해 놓아 청소년들의 산교육장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족 홈페이지에 올리기 위해 아들과 함께 두번째로 이곳을 찾았다는 김병한(45.광주체육중학교사)씨는 "수십만평에 흐드러지게 핀 백련도 좋지만 도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희귀 수생식물이 잘 전시돼 있어 아이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곳" 이라고 강조했다.

행사문의〓무안군 문화관광과(061-450-5224~6)

한편 함평군에서는 제2회 허수아비, 솟대.장승 한마당을 개최한다.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 사흘 동안 나산천 수변공원과 황금들녘 허수아비 전시장, 솟대.장승공원에서 열린다.

이를 위해 삼축리 장파금들과 나산천 둑방에 3백60점의 허수아비를 설치하고 각 읍면 시범 들녘에도 2백여점의 허수아비가 세워진다.

축제중 특히 눈에 띄는 행사는 전국 투계(닭싸움)대회와 파리미 잡기 대회다.

이밖에 널뛰기와 투호놀이 등 전통민속놀이 공연도 있고, 참새보기 체험장, 야생화 전시포, 생활유물 전시관 등이 문을 연다.

문의〓산림관광과(061-324-4620)

*** '양파먹인 한우' 별미

▶먹을 거리〓요즘은 전국 어디를 가나 지방 특산물을 사료로 해서 사육시킨 한우고기가 그 지방의 별미로 자리잡고 있다. 무안군에는 특산물인 양파를 발효시켜 만든 사료로 키운 양파 한우고기가 손꼽힌다.

무안군내에는 양파 한우고기를 전문으로 조리하는 식당이 많다.

그중 무안식당(무안읍성내리.061-453-2431)은 주인 박정님(45)씨가 20년 가까이 한 곳에서 영업을 해 온 곳으로 박씨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이 식도락가의 발길을 끌고 있다.

당일 잡은 한우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뛰어나고 9종류의 밑반찬도 맛깔스럽다. 1인분을 기준으로 샤브샤브 1만4천원, 등심.생고기가 1만3천원이다.

*** 축제기간 기차이용 편리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광산인터체인지를 빠져나오면 국도 1호선이 송정~나주~학교를 지나 무안읍까지 연결된다.

무안읍에서는 회산백련지까지 거리는 22㎞로 이정표가 잘 만들어져 있어 찾는데 어려움이 없다.

서울역(02-392-7788)에서 매일 오전 7시5분과 8시5분에 출발하는 목포행 호남선 무궁화호가 일로역에 각각 오후 12시26분과 1시10분에 도착한다.

축제기간중 일로역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일로역에서 오후 5시33분 서울행 열차가 출발한다.

서울~일로간 왕복요금은 토.일요일 3만8천2백원, 월.금요일 3만6천2백원, 주중 3만2천4백원.

글.사진〓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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