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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화천 산천어축제, 등·조각 … 거리를 밝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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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산천어축제에 10일 아이들과 함께 참가한 관광객이 산천어를 낚아 올리고 있다. [화천=김성룡 기자]


산천어등(燈)으로 장식한 선등(仙燈)거리, 웅장하고 화려한 얼음조각, 피겨 스케이트장 등 새로운 볼거리와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체험장 배치. 양보다 질을 우선하는 올해 화천 산천어축제의 컨셉트다.

국내 겨울축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유일하게 최우수축제로 선정한 2010 산천어축제가 9일 화천천 일대에서 개막했다. 나라축제조직위원회는 개막 첫날 9만6000여명에 이어 10일에는 10만 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축제는 31일까지 계속된다.

축제장 개막 2시간 전부터 줄 서 기다리던 관광객은 얼음 구멍에 낚시를 드리고 서거나 앉아서, 심지어 엎드려 낚싯줄을 상하로 당기는 고패질을 하며 산천어를 낚았다. 이와 함께 눈썰매, 얼음썰매 등 다양한 겨울 놀이를 즐겼다. 2006년부터 5년째 축제에 참여한다는 김현자(40·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씨는 “해마다 두 마리 이상 산천어를 낚아 계속 찾고 있다”며 “처음 참가할 때 보다 낚시터주변 등 환경이 많이 정돈되고 쾌적해 졌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산천어축제의 성공으로 경기도 가평군이 송어축제를 도입하는 등 물고기를 소재로 한 유사한 축제가 잇따라 등장하자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래서 올해 등장한 것이 선등거리. 5㎞에 달하는 거리에는 1년 동안 이 지역 노인들이 참여해 만든 1만7000개의 산천어등으로 장식했다. 특히 485m의 중심거리는 산천어등과 함께 LED 조명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산천어 낚시를 즐긴 관광객이 밤까지 화천 거리에 머무르는 코스가 됐다.

세계겨울도시광장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물레방아, 실물 크기로 재현한 광개토대왕비, 24개의 별자리 광장, 산타클로스와 고래 등 다양한 눈 조각 등이 관광객의 시선을 붙든다. 아시아빙등광장에는 중국 빙등조각가가 만든 근정전과 다보탑, 석가탑 등 다양한 얼음조각이 환상적인 조명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 김연아의 영향으로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를 반영, 화천천 얼음판 중심에 대규모 피겨 스케이팅장을 마련한 것도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것이다. 산천어를 낚아 담을 수 있는 비닐가방도 올해 등장했다. 토마토 감자떡 등 마을 별로 준비한 다양한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입장료를 내고 일부를 돌려 받는 화천사랑상품권과 농특산물나눔권으로 화천지역 특산품도 구입할 수 있다. 주 행사장 이외에도 사창리 동심눈사람축제, 동촌리 뗏목빙어낚시축제, 풍산리 얼음송어축제 등 각 마을에서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양적인 팽창보다 관광객이 편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질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겨울축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산천어축제는 지난해 105만 명이 찾아 394억원의 직접 경제효과와 연간 447억에 달하는 경제파급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이찬호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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