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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공원이 현실로…(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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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과학자들이 멸종된 동물에서 추출한 DNA를 소생시키는데 성공함에 따라 공룡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상과학영화가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면 어떤 이유에서 공룡 부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인가?

아주 가까운 예로 지난 2008년 과학자들은 멸종된 동물의 DNA를 부활시키는데 성공했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의 DNA를 이용해서 부활시키는 비슷한 방법으로 말이다.

DNA부활은 곧 동물의 부활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론상으로 공룡 DNA부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며 공룡부활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부정적 견해에서 가능성으로

DNA부활이란 활동을 멈추고 있는 DNA를 다시 활동하는(reactivate) DNA로 소생시킨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생물체는 DNA작용에 의해 유지되기 때문에 DNA를 소생시켰다는 것은 생명체의 복제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DNA를 통해 사라진 생명체(동물) 복제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 상당히 많은 학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수억 년 전에 존재했던 공룡복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논란이 많다. 그리고 부정적인 견해가 다수였다.

수 억년이 지난 지금 공룡의 DNA가 온전하게 보장돼 있는 공룡의 유골을 발견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또한 그런 DNA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공룡복제가 가능하리라고 기대하는 것 또한 무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그러한 부정적 견해는 가능성으로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설사 그러한 기대가 무리라고 해도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멸종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에서 추출한 DNA 소생에 성공”

과학자들이 DNA를 부활시킨 것은 멸종동물 가운데 하나인 태즈메이니아 호랑이(Tasmanian tiger)에서다. 죽은 이 호랑이 표본에서 유전물질, 즉 DNA를 추출해서 쥐의 배아에 주입했는데 그 유전물질이 뼈를 만드는 연골조직 형성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죽은 DNA가 쥐의 배아에서 다시 살아나 활동을 재개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연공조직뿐만 아니라 심장, 간장을 비롯해 장기를 만드는데도 DNA가 역할을 할 거고, 나중에는 호랑이가 복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태이즈메이니아 호랑이는 70년 전 멸종된 동물이다. 그러나 소생된 DNA를 통해 복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주로 서식했던 이 호랑이는 이미 70년 전 공식적으로 멸종동물로 확인된 동물이다. 태즈메이니아 늑대로도 불리며 캥거루와 같이 암컷은 새끼주머니가 있어 진화연구에도 중요한 동물이다.

멸종동물의 DNA가 기능적 반응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은 호주 멜버른 대학의 연구팀이다. 멸종 동물로부터 추출한 DNA가 다른 동물의 조직(배아)에 주입돼 기능적 반응(functional response)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이러한 연구가 <쥬라기 공원>처럼 살아 있는 공룡공원을 만들기 위해서 진행된 것은 아니다.

많은 종의 동물들이 멸종되고 있기 때문에 학문적인 차원에서 멸종동물의 유전자 기능이나 중요한 지식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그리고 앞으로 상당히 활발한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DNA를 이용한 복제가 가능해졌다는 이야기다.

사실 일부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영화에 나온 것처럼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에서도 그러한 복제기술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또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학자들도 많았다. 요는 필요로 하는 DNA가 충분해야 하고, 무엇보다 DNA가 양호한 상태로 보관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양호한 상태라는 말 대신 오염되지 않은 DNA라는 말을 즐겨 쓴다.

보존상태가 양호한 충분한 DNA가 필요

어쨌든 이 연구는 멸종동물에서 추출한 DNA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앞으로 소생시킨 DNA를 기반으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가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 호랑이는 몸길이가 5피트 정도 되며 1900년대 집중적인 포획으로 자취를 감췄다. 1936년 태즈메이니아 호바트라는 동물원에 있던 마지막 호랑이가 죽으면서 멸종동물로 분류됐으나 표본들은 비교적 깨끗한 상태로 보관돼 왔다.

그렇다면 공룡의 DNA는 어떨까? 태즈메이니아 호랑이 DNA 복제가 가능한 것처럼 공룡의 DNA 복제도 가능할까? 결론적으로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계속)

김형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