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덕의 13억 경제학] 중국주식(63) ‘폭리세로 악성 대박구조를 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억 경제학' 독자님.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동안 많이 쉬었습니다. 작년 9월이후 칼럼을 올리지 않았더군요. 바쁘기도 했지만, 제가 게으른 탓입니다. 그럼에도 수 백명의 독자님들이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더군요. 감사합니다. 이제 다시 시작하렵니다. 중국주식 얘기, 중국경제 관련 촌평을 계속하겠습니다. 아울러 적당한 시기에 작년 중단했던 오프라인 모임도 다시 열겠습니다.

이게 제가 이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봉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지난 해 중국증시 주가 많이 올랐습니다. 상하이 주가는 3277포인트로 마감했네요. 한 햇동안 80%가량 뛰었습니다. 선전 증시는 110%가량 뛰었구요. 폭등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홍콩 항셍지수도 52%정도 올랐습니다.

여러분은 어땠나요? 그만큼 수익을 올리셨나요?

주식이라는 게 요물인지라, 지수는 분명이 많이 올랐는데 이상하게 내가 가진 주식만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년 차이나 펀드로 재미를 보신분에게는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크게 오르지 않았어도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올해는 더 좋은 기회가 있겠거니...' 생각해야지요.

저는 2008년 3월부터 블로그를 통해 중국증시를 소개하면서 '비유통주 개혁'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 적절했습니다. 이 문제는 그 어떤 요인보다 중국증시 주가동향에 큰 영향을 주니까 말입니다. 2010년 첫 증시칼럼도 비유통주 개혁으로 시작해야겠습니다. 이 문제는 올 한 해에도 지속적으로 중국증시의 핵심 키워드로 등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2009년 상하이증시 폐장일인 작년 12월 30일. 중국 증권당국은 새로운 정책을 하나 발표했다.

"앞으로 개인이 매각제한주(限售股)를 시장에서 매각할 경우 2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겠다."

말 그대로다. 매각제한주를 팔아서 돈을 벌면, 번 액수의 20%를 뜯어가겠다는 것이다. 누구도 예상 못한 조치였다. 비유통주를 갖고 있는 개인으로서는 참으로 '아픈'정책이기도 했다.

중국정부의 뜻은 분명하다. 비유통주가 시장에서 과도하게 풀리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계산이다.

이 조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다. 첫 째 국유기업의 고위 경영진. 국유기업의 경우 비유통주는 해당 기업 또는 '국가가 정한 제3의 국유기업'이 갖고 있다. 그동안 국유기업 경영진들은 개인자격으로 비유통주를 매입해 왔다. 비유통주의 매각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이 주식을 시장에 팔아 폭리를 누려왔다.

둘째는 민영기업 경영인이다. 이들은 주식개혁 또는 상장 후 일정기간 이 지나 비유통주를 팔수 있게 되면 자기 몫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엄청난 돈을 벌었다. '폭리세' 부과로 악성 대박 구조를 깨겠다는 게 이번 조치의 뜻이다.

올해 비유통주 문제는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2010년 시장에 풀릴 비유통주(엄밀하게는 '限售股')는 약 3830만주에 달한다(WIND통계). 작년 말 시가기준으로 약 5조8429위안. 그런데 올 비유통주 문제에 재미있는 일이 하나 발생한다. 주식개혁(股改)에 따른 비유통주보다는 상장(IPO)에 따라 발생한 비유통주 해제 물량이 많다는 것이다. 작년 말 시가로 볼 때 상장 비유통주 해제 물량은 4조5342억 위안 정도 된다. 전체의 77.6%가 상장 비유통주라는 얘기. 이에 비해 주식개혁 비유통주는 6465억 위안으로 11%에 불과하다.

< 이 컬럼을 읽어온 독자라면 주식개혁 비유통주, 상장 비유통주의 차이점은 잘 아실겁니다. 더이상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혹 의문이 나시면 다음 사이트(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woodyhan&folder=1&list_id=9276279)에서 시작되는 비유통주 개혁 문제를 참고하세요. 주식개혁 비유통주와 상장비유통주의 차이점은 이 사이트(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woodyhan&folder=1&list_id=10102666)에 가면 알 수 있습니다. >

상장 비유통주 분량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곧 주식개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뜻한다. 작년 말 중국주식의 시가총액 기준 유통비율은 약 62%에 달했다. 시장에서 유통될 수 없는 주식이 38%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3년 전 비유통주 비율이 70%에 달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진전이다. 내년이면 유통비율은 90%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된다. 2007년 '상장 붐'이 일었던 시기에 IPO를 했던 기업들이 2010년 대부분 매각제한에서 풀리기 때문이다. 2011년이면 비유통주 문제는 대충 정리가 될 것이다.

물론 비유통주 문제 하나만으로 중국주가를 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제가 중국정부의 의도대로 8%안팎의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해 준다면, 중극증시는 비유통주 개혁이 마무리되는 올 해 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저 멀리에서 중국증시 투자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20% 개인소득세 부과 뉴스를 보고 더 확신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