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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경마장 부지는 '대형 유적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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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주시 손곡동.천북면 일대 경주 경마장 건설부지가 청동기~조선시대까지 주거지와 가마터.분묘 등이 있는 복합유적이자 토기.숯 등을 생산한 국내 최대의 생산유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발굴결과는 지금까지 발굴이 이뤄진 유적지의 보존과 나머지 부지의 추가 발굴여부는 물론 경마장 건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13일 오전 현지에서 지도위원회(16명)를 열고 전체 발굴대상 5만4천여평 중 1997년 3월부터 실시한 2만1천여평(A지구)에 대한 발굴결과를 발표했다.

B지구(4천9백여평)와 C-1지구(9천3백여평)발굴은 이미 완료됐고 C-2.3지구 1만7천여평은 아직 발굴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다.

발굴결과 A지구는 청동기 시대 주거지를 비롯, 신라시대 숯가마(17기)와 토기가마(47기), 토기 성형과 적재에 사용된 도구와 관련시설물, 통일신라시대 석실묘와 기와 가마터, 고려~조선시대 토광묘 등 각기 다른 다양한 종류의 유구(총 3백18개)가 장기간에 걸쳐 축조된 복합유적지로 밝혀졌다.

또 청동기시대 마제석촉, 무문토기, 신라시대 투창고배, 토우, 토기받침, 계측도구, 통일신라의 인화문 토기, 암.수 기와, 고려~조선시대의 분청사기와 백자, 청동수저 등 1천5백52점의 유물이 수습됐다. 토우는 두손이 뒤로 묶인 토우 등 다양한 형태가 나왔다.

연구소 김성범(金聖範.45)학예연구실장은 "이곳은 국내 발굴사상 최대 규모의 신라 토기.숯의 생산지이자 신라 왕경(王京)에 토기와 인물.동물 토우를 공급했던 장소여서 고대 한국요업 발달사 연구에 획기적 사료가 될 것" 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같은 발굴결과에 대해 초청된 16명의 지도위원들은 "다른 유적에서 나온 예가 없다" "중요한 유적지" 라며 발굴유적지의 중요성에 대해 학술적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연구소측은 발굴결과와 지도위원 등의 의견을 종합, 문화재청에 보고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조만간 문화재위원회(9명)를 열어 발굴 유적지의 보존여부, 보존조치 때의 보존방법, 나머지 지역의 추가발굴 여부 등을 심의.결정하게 된다. 때문에 경마장 건설 초기 때와 같은 심한 논란이 다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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