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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함께 기뻐한 스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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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성탄절을 축하하는 예배·미사가 25일 전국 교회·성당에서 펼쳐졌다.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 등 종교 간 대화도 활발했다. 25일 오전 광주시 서구 치평동 무진교회에서 열린 성탄 예배에서 광주 무각사 청학 스님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25일 전국의 천주교 성당과 개신교 교회에서 성탄 미사와 예배가 열렸다. 이날 서울 명동성당 일대는 성탄 미사를 보려는 인파로 넘쳤다. 성당 앞뜰과 진입로는 물론 바깥 도로변까지 신자들이 길게 줄을 섰다. 정진석 추기경이 집전하는 낮 12시 성탄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성당 안은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성탄 미사에서 “하느님께서는 가장 낮은 자리에 가장 비천한 모습으로 오셨다”며 성탄의 의미를 되짚었다. 이어서 정 추기경은 “돈과 재물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한 인간은 소외될 수밖에 없고, 공동체는 갈등과 분열의 장이 되며 생명경시 풍조는 더 확산될 것”이라며 “우리 삶의 중심은 물질적 가치가 아니라 정신적 가치를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신교 교회에선 성탄 새벽 기도회를 시작으로 종일 성탄 예배가 이어졌다. 이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사랑나눔 축제를 열고, 동숭동 대학로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서울 답십리동에선 최일도(다일공동체 대표) 목사를 비롯해 방송인 손범수, 영화감독 류승완씨 등이 ‘2009 거리에서 드리는 성탄예배’에 참석한 뒤 ‘밥퍼’ 트럭 기증식을 했다.

종교 간 화합의 풍경도 펼쳐졌다. 25일 새벽 서울 구로5동 갈릴리교회의 성탄 예배에는 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이 참석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법륜 스님은 “예수님은 마구간에서 태어나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로 오셨다. 그후 많은 고난을 겪으셨는데 이것은 우리 주위에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걸 몸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고 교회 신자들을 향해 인사말을 건넸다.

이 외에도 충북 옥천성당에서 열린 합동미사에 옥천 대성사 주지 혜철 스님이 참석해 종교 간 장벽을 허물었다. 서울역 광장에선 도선사가 운영하는 108 산사 순례기도회와 대한구세군 유지재단이 공동으로 모금활동을 벌였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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