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모비스 함지훈 위에 동부 김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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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요즘 프로농구에 ‘함지훈(모비스)의 시대가 왔다’는 말이 슬슬 나온다. 하지만 김주성(동부·사진)은 동의하지 않는다. 김주성이 25일 왜 아닌지를 보여줬다. 동부는 25일 울산 원정에서 선두 모비스를 90-73으로 꺾었다. 2연패하던 동부는 18승11패로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21승8패가 된 모비스는 단독 선두에서 KT와 공동 선두로 내려왔다.

동부는 올 시즌 모비스와의 3경기에서 모두 졌다. 함지훈이 근소하게 김주성을 이겼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벌어진 3차전에서는 함지훈이 16득점, 9리바운드로 김주성(14득점, 5리바운드)에 앞섰다. 그러자 ‘이제 함지훈의 시대’라는 말도 나왔다. 김주성은 자존심이 상했다. 김주성의 동료이자 ‘작은 김주성’이라 불리는 윤호영도 기분이 나쁘기는 마찬가지였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을 선발 출장시키지 않았다. 힘이 좋은 서진을 먼저 내보내 김주성을 지치게 한 뒤 함지훈을 내보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판단착오였다. 함지훈이 벤치에 앉아 있는 사이에 김주성과 ‘작은 김주성’은 완벽한 하모니를 맞춰놨다. 특히 윤호영은 함지훈이 없는 모비스의 골밑을 뒤흔들었다. 윤호영이 김동우를 완벽히 제압하면서 모비스의 수비에 구멍을 냈다. 키 크고 빠르며 탄력이 좋은 김주성과 윤호영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쉽게 득점했다.

1쿼터 1분을 남기고 함지훈이 나왔을 때 둘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함지훈은 김주성과 윤호영의 협력 수비에 공격다운 공격도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3쿼터까지 김주성은 19득점에 8리바운드, 윤호영은 21득점에 4리바운드를 잡았다. 놀랍게도 두 선수 모두 야투율이 100%였다. 동부는 3쿼터를 59-44로 앞섰고 4쿼터에서만 16득점을 올린 마퀸 챈들러의 활약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주성은 25득점, 8리바운드로 경기를 끝냈다. 8득점, 5리바운드에 그친 함지훈에게 한 수 가르쳤다.

동부는 LG와의 경기에서 주먹다짐을 벌여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조나단 존스가 없었지만 김주성의 분전으로 선두 모비스를 잡았다. 반면 모비스는 원정 13연승을 거두는 등 집 밖으로 나가면 무적이지만 홈에서 또 졌다. 홈 승률은 8승7패로 간신히 5할을 넘겼다.

KCC는 홈인 전주에서 오리온스를 89-75로 꺾었다. 하승진이 18득점에 12리바운드를 했고, 평소에 거의 없던 어시스트도 2개나 했다.  

성호준 기자

◆전적(25일)

▶남자부 대한항공(9승6패) 3-0 LIG손보(10승4패)
▶여자부 흥국생명(5승6패) 3-2 도로공사(2승8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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