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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알일보에 바란다] 2기 독자위원회 6월 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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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앙일보 2기 독자위원회(위원장 金榮鎬 우석대교수)는 27일 본사 대회의실에서 네번째 모임을 가졌다.위원들은 이날 남북정상 회담 보도를 비롯한 본지 기사 및 편집방향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에는 金교수를 비롯해 류두현(柳斗現)변호사,주부 정옥선(鄭玉仙)씨,김유미(金有美)전 고대신문 편집국장이 참석했다.

해외출장 등으로 참석못한 황시봉(黃始鳳)STIC IT벤처투자대표,김영재(金英材)전 경실련 시민입법국 간사는 서면으로 각자의 견해를 전달해 왔다.

본지에선 정순균 부국장(기획취재팀담당), 안희창 독자팀장,김교준 정치·성태원 전국·유규하 정보과학부 차장과 채인택 국제부 기자가 참석했다.

▶정옥선=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악수를 나누는 14일자 1면의 전면사진은 파격적이었다.

주위의 어떤 사람은 미학적이라고까지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중앙일보가 회담을 앞두고 5일자부터 ‘정상회담 현안풀기’라는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이 회담 방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뛰어난 기획이었다.

또 회담기간 중 북한전문가들이 정밀분석한 좌담기사를 실은 것도 이번 회담이 갖는 의미와 파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 나타나고 있는 가치관의 혼란이나 세대간 인식차이에 대한 진단은 미흡했다고 본다.

▶김영호=14일자 1면 편집은 정상회담에 대한 보도효과를 극대화시켰다.이미 방송을 통해 전달된 장면이지만 신문 전면을 통해 보게되니 새삼스러웠다.향후 신문 1면편집의 새로운 지평을 마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영재=‘신남북시대’라는 기획연재는 통일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특히 19일자 ‘6·15관계법 손질’과 23일자 ‘4강외교에 대한 진단’이 돋보였다. 또 26일자 7면 ‘상호주의의 함정이란’이란 중앙시평도 남북문제에서 상호주의가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접근한 글이었다.

▶류두현=정상회담 보도는 사진을 비롯해 관련 기고문들까지 모두 뛰어났다. 2일자 국제면에서 ‘허를 찌르는 김정일 외교스타일’이란 기사는 그의 외교스타일을 미리 예측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정옥순=정상회담 후 우리 사회에는 인민복 패션에 김정일 선글래스가 유행할 정도로 북한신드롬이 일고 있다.19일자 특별기획인 ‘n세대의 느낌’이라는 특집기사도 이런 기류를 반영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런 기획은 보다 신중한 고려가 요구된다고 본다.

‘n세대’는 분단현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세대다.따라서 이들의 반응을 가볍게 터치하는 것 보다는 그들에게 과거의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분단시대 언론의 중요한 사명이 아닌가 한다.

▶황시봉=23일까지 인터넷상에 총 1백20여회에 걸쳐 의약분업 관련 기사를 보도한 중앙일보의 집중 취재노력은 크게 돋보였다. 하지만 양비양시(兩非兩是)적인 태도를 배제하고 보다 본질적인 사안에 접근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무고한 환자들이 해를 입는 초유의 상황을 맞아 여론을 통한 이해단체의 각성을 유도하는 면에서 다소 미진한 듯 했다. 우리나라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교육수준이 높고 법치주의 근본정신을 누구보다 준수해야 할 의사들이 경위야 어떻든 법규가 시행하기도 전에 인명을 담보로 집단이기주의를 표출한 것에 대해 보다 준엄한 질책이 있어야 했다. 자칫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인지 중앙일보가 지나치게 신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옥선=19일자부터 연재된 ‘긴급진단 의료개혁’ 기사는 의약분업의 문제점과 처방을 자세히 집은 기획이었다.다만 이번 문제를 다루면서 양비론적 입장을 견지한 것은 독자입장에서 의사들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기 힘들게 했다.

▶류두현=나는 다른 견해를 갖고있다. 일반인의 정서와 달리 중앙일보처럼 의사들의 의견도 골고루 반영하는 접근법도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6일자 중앙포럼 ‘피곤한 개혁-의약분업’제하의 칼럼은 분쟁의 본질이 낮은 의보수가에 있다는 의사측 의견을 반영하며 문제의 본질에 접근했다. 20일자 ‘긴급진단 의료개혁’에서도 진찰 및 조제료 현실에 대해 도움말을 준 것도 적절했다.

다만 폐업사태가 며칠째 이어지면서 의사들 의견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하고 의료불편만 부각시킨 감이 있다.

▶김영재=의사들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듯한 논조의 21일자 ‘의료개혁 전문기자 진단’이라는 기사와 의사들이 책무를 다하지 못함을 꼬집은 ‘환자는 돌봐야한다’는 사설이 같은 날짜에 게재돼 혼란을 준 감이 있다.

▶김유미=지놈과 관련한 ‘생명의 실체를 벗긴다’라는 특별기획은 내용과 타이밍이 좋았다고 본다.

▶류두현=9일자 시회면 ‘동성애 사이트에 n세데 몰린다’라는 기사는 사이트 이름까지 밝혔는데 이 경우 잘못된 유행을 조장할 수 있는 것 같다.

▶김유미=5일자 1면의 ‘IPU134국 의회분석 보고서 본사입수’‘상습결석의원 엄벌추세’제하의 기사는 우리 정치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기사였다. 16대 개원을 앞두고 보도한 시의적절성에 국제면 기사를 한국현실과 연계한 점이 돋보였다.

▶정옥선=국제면 기사 중 여성 2000년 유엔특별총회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이 눈길이 갔다.

▶김영호=6월8일자 사회면에 ‘반갑지 않은 손님,집배원’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본문은 집배원의 역할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은데 제목은 집배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감을 주었다.

▶정옥선=주부입장에서 생활기사가 예전보다 줄었음을 느낀다. 라이프,패션,음식, 트렌드 등 실생활에 도움되는 기사를 많이 발굴했으면 한다.또 문화면에 중년층을 위한 기사개발도 필요할 것 같다.육아의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문화생활을 즐길 나이는 중년층인데 주로 문화면이 젊은 독자위주로 채워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류두현=2일자 1면 ‘봉화·울진 선거구 재검표’기사에서 한 후보가 “당선무효 소송에선 패했지만 선거무효소송에 기대를 걸겠다”는 대목이 나온다. ‘당선무효’‘선거무효’같은 어려운 개념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5일자 국제면 ‘美 스펠링 경시대회 홈스쿨링 석권’기사 역시 ‘홈스쿨링’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했다.

▶김영재=12일자 1면과 8면에 다룬 병역특례의 문제는 병역비리의 또다른 측면이란 차원에서 매우 획기적인 내용이었다. 특히 벤처회사의 불법적인 특례문제를 꼬집고 그 대책까지 꼼꼼히 살핀 점이 눈에 띠었다.

▶김영호=청와대 엠바고 파기 논란을 빚은 ‘북한 노동당 규약개정 약속’이라는 보도내용은 방북 수행원들 사이에는 널리 퍼져있던 사안이라고 한다. 보안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알려진 것이었다.‘고위관리만 알고 져도 되고 일반 국민은 몰라도 된다’는 발상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김유미=청와대 출입정지 문제를 중앙일보가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중앙일보 입장만 대변하지 않고 언론과 정부의 윤리를 공론화하려 한 자세는 바람직했다. 차제에 언론윤리 문제와 관한 기획이 이어졌으면 한다.

▶중앙일보=남북 정상회담 후 국미들이 겪는 가치관의 혼란문제는 이른바 북한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독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통해 올바른 방향을 설정토록 하겠다.

북한 노동당 규약개정 보도는 청와대가 아닌 다른 취재원으로부터 내용을 취재한 것인만큼 엠바고를 파기한 것이 아니다.

의약분업 문제는 계속 이어지는 사안이다. 대증적 보도나 양측 입장을 충실히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언론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겠다.

국제면은 앞으로 외국 통신사 등을 통한 발생뉴스뿐 아니라 ‘캐내는 뉴스’‘세상 변화의 흐름을 제공하는 뉴스’를 알기쉽게 전달하도록 하겠다. 국제기사를 통해 국내 이슈를 만들라는 주장에도 공감한다.

생활기사는 전체적인 지면이 늘어나는 가운데 생활면은 늘지 않아 그런 인상을 받은 것 같다.주부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확충하고 문화면에서도 중년층에 대해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아울러 전문용어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도록 하겠다.

정리=강민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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