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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염소 전문 도축장 등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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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금까지 대부분 음성적으로 도축해온 양과 염소를 전문적으로 도축.가공하는 시설이 생겨 환경.위생문제 해결에 실마리를 풀 수 있게 됐다.

기존의 도축장에서도 양과 염소를 일부 도축하는 경우가 있으나 수요자나 도축장 모두 기피해왔다.

수요업자로서는 도축비용을 부담하면 타산이 안맞고 도축장으로서는 염소를 함께 가공하면 쇠고기 등에 염소 특유의 냄새가 밴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염소나 양은 하천변이나 업소내 창고 등에서 불법적으로 도축하기 일쑤였다.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개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내장이나 털 등의 부산물은 특정폐기물인데도 대부분 업자들이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거나 아무데나 묻는 등 함부로 처리해 환경오염원으로 지목받아왔다.

청주지역만 해도 염소나 개를 취급하는 건강원과 식당이 3백여군데에 달해 밀도살로 인한 환경문제는 더이상 방치하기 곤란한 숙제로 등장한 터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사천동의 충청산업(대표 柳寬榮.44)은 이에 명분을 얻어 최근 시로부터 정식 영업허가를 받아내고 지난 3일 양.염소 도축업을 개시했다.

이 회사는 수의사 입회 아래 건강한 것만 잡는다. 폐수처리시설도 완벽하게 갖췄다. 물론 도축세도 납부한다.

이 회사는 도축방법이 염소와 같은 개도 취급할 계획이다.

시관계자는 "청주에서만 하루 3백마리 도살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개가 이같은 시설을 거쳐 유통될 경우 밀도살 골칫거리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며 반겼다.

이 회사 대표 柳씨는 "개고기 유통업을 하다가 환경문제에 눈을 뜨게 돼 관허 도축장을 운영하게 됐다" 며 "위생.환경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 언젠가 위생적인 유통구조로 개선될 것" 이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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