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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말레이시아 섬 '레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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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시간이 멈춰선 것일까. 그곳에 가면 잃어버린 '나' 를 찾을 지도 모른다.

말레이시아 레당(Redang)섬. 병풍처럼 드리워진 언덕 사이에 다소곳이 자리잡은 해변. 숨죽인 듯 미동도 하지 않는 청아한 바닷물에는 차마 발을 담그기가 주저스럽다.

세계적인 휴양지로 자리잡은 페낭섬이나 랑카위군도보다 나은, 그래서 말레이시아인들은 한결같이 아시아 최고의 섬이라고 손꼽건만 레당은 사람의 발길이 드문 미지의 섬이다.

말레이시아 본토까지는 직선거리로 45㎞. 지난 94년 대형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외부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천혜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콸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말레이시아 동북부의 콸라트렝가누에 내린다.

이곳 선착장에서 하루 두번 왕복하는 쾌속선을 타면 레당까지 꼬박 2시간. 가격은 편도 40링기트(한화 약 1만2천원). 콸라트렝가누 북쪽에 위치한 메랑에선 40분만에도 갈 수 있다.

쿵쿵거리는 배안에서 '혹시 배멀미는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지는 말자. 차라리 배 뒤편으로 나와 시퍼런 바닷물을 바라보면 어느새 조그마한 섬의 부두가 눈에 들어온다. 인구 3백여명. 걸어서 1시간 30분이면 족히 섬 주위를 둘러본다.

배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5분 정도 가면 최고급 버자야 리조트에 도착한다. 통나무로 만들어진 방들은 흡사 전원주택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하루 숙박요금은 4백~5백 링기트(한화 약 12만원~15만원). 이곳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레당 동쪽 끝에 위치한 소규모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숙박료는 1백50 링기트 정도(한화 4만5천원). 해변가는 평온하다. 파라솔 아래서 사람들은 선텐을 하거나 책을 읽는다.

왁자지껄한 바닷가의 흥겨움을 바란다면 이곳은 지루할지 모르지만 휴식을 취하고 싶은 휴양객이라면 천국으로 다가온다.

바닷물은 평균 섭씨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편.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바다속에서 2백여종의 갖가지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배를 타고 30분 가량 나가면 윈드서핑.스쿠버다이빙 등 해양 스포츠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특히 고요한 파도 덕분에 달빛 아래에서 맛보는 야간수영은 레당의 백미. 극히 일부 유럽인들이나 찾는 이곳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국내 여행객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올 여름에는 새로운 동남아 여행상품으로 레당이 포함될 예정이다. 문의 말레이시아 관광청(02-779-4422).

레당〓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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